그대의 어깨에 삼성의 운명이…
OSEN 정연석 기자< 기자
발행 2004.10.04 09: 29

3일 대구 LG전이 끝난 후 삼성 김응룡 감독은 "권오준이 요즘 구위가 아주 좋다"고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큰 경기에서 잘 던져줘야 할텐데..."라며 포스트시즌에서 권오준 카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표 최고의 히트상품인 중고신인 권오준은 이날 LG전에서 선발 김진웅이 일찍 무너지는 바람에 조기에 등판, 4⅓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물론 승리투수도 그의 몫이 됐다(11승 2세이브 5패). 오재영(현대.10승 9패)과 신인왕 다툼에서 한발 앞서는 귀중한 1승을 챙긴 그는 이날 5타자를 연속으로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9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완벽한 구위를 자랑했다.
그러나 김 감독과 선동렬 수석코치의 머리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현대를 제치고 정규시즌 1위로 올라서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이지만 포스트시즌에서 권오준을 어떻게 활용할 지 선뜻 결론을 내릴수 없기 때문이다.
배영수와 호지스를 제 1, 2선발로 내세우고 권오준을 이기는 경기에 중간계투로 활용하는 게 현재로서는 최상의 방책이다.
그러나 호지스가 큰 믿을 주지 못해 권오준을 선발로 돌리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고민은 병풍파동으로 오상민 지승준 등 중간계투요원이 빠져 삼성마운드의 강점인 허리가 약해졌다는 데 있다.
배영수를 앞세운 선발진과 임창용이 버티는 마무리는 괜찮은데 중간계투진이 영 신통치 않다.
올시즌 내내 팀내 투수중 기복없이 가장 안정감 있는 구위를 선보인 게 권오준이다.
때문에 권오준을 선발로 내세울 경우 변수가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시즌중에도 권오준은 선발, 중간계투 가리지 않고 전천후로 뛰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볼 때 삼성은 권오준을 중간계투로 내세워 이기는 경기 또는 역전을 노릴수 있는 박빙의 접전이 펼쳐질 때 투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투수기용에 전권을 행사해온 선동렬 수석코치는 시즌내내 컨디션이 가장 좋은 투수를 중간계투를 내세우는 전술을 구사했다.
특히 큰 경기일수록 지키는 야구가 공격야구보다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권오준을 중간계투로 박아두고 승부처에 집중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올 시즌 삼성의 운명은 권오준의 어깨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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