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더라도 "프로답게" 져라
OSEN 스포츠취재팀< 기자
발행 2004.10.04 10: 34

흔히 프로의 세계에서 1등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절반만 맞는 말이다.
1등이 될 수 없다고 자포자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프로의 자세가 아니다.
어떤 순간이라도 자신의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책임을 지는게 진정한 프로의 자세일 것이다.
요즘 LG의 경기를 보면 한심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매경기 맥없이 상대팀에게 승리를 헌납하는 게 LG가 요즘 하는 일이다.
이름조차 낯선 듣도 보도 못한 2군 선수들이 주전 자리를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투수 운영으로 1이닝씩 무명 투수들이 데뷔전을 치르듯 실전 경험을 쌓고 있다.
이기려는 의지는 찾아보기 힘들고, 그저 대충 경기를 때우려는 모습을 역력하다.
이런 경기에 돈을 내고 입장한 관중으로서는 속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혹자는 LG 이순철 감독이 내년 시즌에 대비한 준비를 하는게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년시즌 준비는 LG만 하는 게 아니다.
꼴찌가 확정된 롯데나 한화, SK 등도 이미 올시즌은 의미가 없다.
4강 탈락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머지 3팀의 자세는 LG와 사뭇 다르다.
롯데는 지난해보다 단 1승이라도 더 올려보려고 감독 이하 모든 선수단이 최선을 다한다.
비록 그들의 경기를 보는 관중이 1천명도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나름대로 1승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SK는 심심찮게 상위팀의 발목을 잡으며 고춧가루 노릇을 한다.
지난 2일에는 3위 싸움에 바쁜 두산에게 일격을 가했다.
조범현 SK 감독은 마지막 홈경기를 앞두고 “반드시 마지막 홈경기는 이기고 싶다”며 베스트 멤버를 총출동시켜서 승리를 따냈다.
4강에서 탈락했다고 주전 선수들이 손놓고 쉬는 모습은 절대 없었다.
이날 문학구장을 찾은 3,500여 관중은 최선을 다하는 SK 선수단의 모습에 감동돼 응원가를 힘차게 불러 제꼈다.
4강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에 이런 승리가 의미없다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승리를 보고 단 1명의 팬이라도 좋아한다면 이는 프로 구단으로서 뜻깊은 일이다.
4강이 아니면 아무 의미가 없다면, 4강권에서 탈락한 팀의 경기를 보러 오는 팬들은 모두 제정신이 아니라는 말인가.지더라도 팬들에 대한 모욕 대신 품격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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