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유승안 감독의 '묘한 인연'
OSEN 스포츠취재팀< 기자
발행 2004.10.04 16: 59

올 시즌 도중 퇴진한 김성한(46) 전 기아 감독과 4일 구단의 재계약포기로 야인으로 돌아간 유승안(48) 한화 감독.둘다 성격이 괄괄한 것도 똑같고 남한테 지기 싫어하는 점도 비슷하다.
선수 시절 뛰었던 친정팀의 터줏대감을 거쳐 사령탑에 오른 이력도 같다. 프로야구 초창기 해태에서 함께 뛰었던 인연도 있다. 물론 유승안 감독이 야구계 2년 선배이다.
그렇지만 둘은 썩 편치 않은 관계이다. 같이 맞붙는 날이면 서로 얘기도 잘하고 농담도 주고 받는다. 하지만 상대방을 서로 의식하는 사이다.
실제 둘 사이에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에피소드(1): 올 2월 한화와 기아는 공교롭게도 하와이에 전지훈련 캠프를 나란히 차렸다. 연습구장도 함께 사용했다. 당시 두 감독의 신경전이 대단했다.
연습경기 도중 한화투수들이 빈볼성 공을 남발하자 불같은 성격의 김 감독이 노발대발했다. 정식경기도 아닌데 몸에 맞는 볼을 던져 기아선수들만 다치게 만든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었다.
티격태격하다 열받은 두 감독은 첫번째 연습경기가 끝난 후 다시 결투를 벌이기로 했다. 결국 한화와 기아는 연습경기를 더블헤더로 치르는 촌극을 연출했다.
에피소드(2): 두 감독은 일년에 서너 차례 있는 감독 모임에서 으르렁 거린 적이 있다.
이유는 감독 서열 때문. 김응룡 삼성감독이야 원로급으로 다른 팀감독들도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사이. 서열 2위는 김재박 감독. 문제는 서열 3위였다. 감독 부임 시기로 보면 김성한 감독이 랭킹 3위였다.
2000년 11월에 김응룡 감독이 삼성감독으로 옮겨가면서 해태(기아의 전신)의 지휘봉을 잡아 2001년 11월 한화감독으로 취임한 유승안 한화감독보다 1년이 빨랐다. 하지만 야구계에서 경력으로 보면 유승안 감독이 김응룡, 김재박 감독 다음이었다.
둘은 서로 '넘버 3'를 주장하다가 결국 유승안 감독 쪽으로 결론이 났다.
이처럼 서로 묘한 경쟁관계를 형성했던 두 감독 중 김성한 감독이 먼저 중도 하차했다. 이후 김성한 감독이 모교인 군산상고 감독으로 취임하자 유승안 감독은 "나도 성한이처럼 고등학교 감독이나 할까"라고 농담을 한 적이 있다.
말이 씨가 됐는지 모르겠지만 유 감독도 김 감독과 비슷한 전철을 밟으며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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