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박, 도박 성공할까?
OSEN /정연석기자< 기자
발행 2004.10.04 18: 54

김재박 현대감독(50)은 당구도사다.
700점의 고수다.
그 뿐만 아니다.
골프도 싱글 수준이다.
비슷한 실력의 경쟁자와 내기를 하면 거의 잃는 적이 없다.
카드놀이도 수준급이다.
그만큼 승부사 기질이 뛰어나다는 이야기다.
그런 그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또다른 승부수를 던졌다.
3일 기아전에 시즌 내내 외야수로 뛰었던 브룸바를 3루수로 기용한 것이다.
붙박이 3루수였던 정성훈이 병역비리 파동에 연루돼 경기에 출장할수 없기 때문에 선택한 고육지책이다.
2루수 백업요원으로 활용했던 김일경이 을 시즌 막판에 정성훈 대타로 투입했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한 탓도 크다.
김 감독은 공식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브룸바를 3루수로 기용하겠다는 강력한 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실제 브룸바는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뛸 때 3루수로 활약한 적 있어 낯선 포지션은 아니다.
아직 테스트 중이지만 브룸바카드의 성공 여부가 현대의 포스트시즌 성적과 직결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묘한 것은 현대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1998년과 2000년에 3루수가 모두 외국인이었다.
98년에는 스콧 쿨바라는 뛰어난 용병을 앞세워 우승을 일궈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격은 물론 수비도 군계일학이었다.
2000년에도 현대는 퀸란을 데려와 큰 재미를 봤다.
수비는 메이저리그급이었지만 타격은 영 신통치 않았던 퀸란은 한국시리즈에서 불망이까지 휘둘러 역시 우승의 주역이 됐다.
팀의 아킬레스건이었던 3루수 자리를 용병으로 채워 재미를 봤던 현대는 이후 2년간 핫코너를 소화할 마땅한 선수가 없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현대는 모험을 감행한다.
팀의 간판타자인 박재홍을 기아로 보내는 대신 3루수 정성훈을 영입한 것이다.
정성훈도 기대에 걸맞은 활약으로 팀우승에 기여했다.
올 시즌 삼성과 한창 선두 다툼을 벌일 때 현대 관계자는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자신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병역파동이 터지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병역비리에 연루된 정성훈이 포스트시즌에도 뛸 수 없기 때문이다.
공수의 핵인 정성훈의 이탈로 발목이 잡힌 현대 김재박 감독은 외야수 브룸바를 3루수로 기용하는 모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98년과 2000년에 용병 3루수 덕분에 재미를 봤던 김 감독이 또다시 빼든 용병 3루수 카드를 이용, V4를 달성할 지가 포스트시즌의 또다른 관심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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