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의 새로운 닥터 K 브래드 릿지
OSEN 김정민 기자 < 기자
발행 2004.10.05 19: 23

스즈키 이치로의 단일 시즌 최다 안타(262개)와 배리 본즈의 700 홈런 등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는 여러 가지 기록이 세워져 야구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기록 중에 눈 여겨 볼 만한 것이 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새로운 ‘닥터 K’, 브래드 릿지(28)의 삼진 기록이 그것이다.
릿지는 올해 94.2 이닝을 던지며 157개의 삼진을 잡아내 내셔널리그 구원투수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1970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돈 셀마가 세운 153개. 릿지의 올시즌 탈삼진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구원투수로는 네 번째로 많은 것이다.
경기당 삼진율(K/9) 14.95도 역대 4번째로 높은 수치. 7월 말까지 5할 승률도 못 미치던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후반기에 무서운 상승세로 와일드 카드를 차지한 데는 6월 중순부터 마무리 투수로 기용되어 튼튼하게 뒷문을 단속한 릿지의 활약에 힘입은 바 크다.
시즌 막판 느지막히 발동이 걸린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포스트시즌에서 돌풍의 핵으로 주목받는 이유도 로저 클레멘스, 로이 오스월트의 원투 펀치에 이어 상대방을 KO시킬 브래드 릿지라는 강력한 피니시 블로가 있기 때문이다.
1998년 노터데임 대학을 졸업한 릿지는 1라운드 17순위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지명 받았다.
마크 멀더(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팻 버렐(필라델피아 필리스) J.D.드루(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코리 패터슨(시카고 커브스) C.C. 사바티아(클리브랜드 인디언스) 카를로스 페냐(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제프 위버(LA 다저스) 등 입단 동기들이 일찌감치 빅리그에 입성해 이름을 날린데 비해 릿지는 무려 5년 만인 2002년 9월에야 빅리그에 입성했다.
마이너리그에 5년이나 머문 것은 잦은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평가 받을 기회를 얻지 못해서였다.
마이너리그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한 릿지였지만 부상이 잦은 점을 고려, 팀은 불펜투수의 보직을 맡겼다.
빌리 와그너(필라델피아 필리스), 옥타비오 도텔(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등 마무리 전문 앞에 등판하는 셋업맨으로 활약한 릿지는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보내며 방어율 3.60에 6승 3패 1세이브 28홀드를 기록하며 구원투수로서 성공적인 첫 해를 보냈다.
올 시즌 6월 중순, 팀이 마무리 임무의 중책을 맡기면서부더 릿지의 잠재력은 활짝 꽃을 피웠다.
휴스턴은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외야수 카를로스 벨트란을 영입하기 위한 트레이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마무리 옥타비오 도텔을 오클랜드에 넘겨준 후 셋업맨을 담당하던 릿지에게 중책을 맡겼다.
6월 23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서 1점차 승리를 지켜내며 마무리로 데뷔한 릿지는 이후 29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27세이브를 올리며 휴스턴의 마무리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다.
특히 플레이오프 진출을 앞둔 팀의 운명이 걸린 9월 중반 이후 8경기 연속 세이브에 성공하며 휴스턴의 극적인 대역전극에 큰 공을 세웠다.
릿지의 주무기는 시속 156km에 이르는 강속구와 145km에 이르는 하드 슬라이더. 특히 그의 슬라이더는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구질로 손꼽히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에드가 마르티네스는 “릿지의 슬라이더는 선수 생활 중에 본 것 중 최고”라고 말했으며 세인트루이스의 래리 워커는 “릿지의 슬라이더는 정말 기가 막히다”고 극찬했다.
릿지는 6월 말 느지막히 마무리 보직을 맡았음에도 불구, 80경기에서 6승 5패 29세이브 18홀드, 방어율 1.90의 빼어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팀 동료들은 브래드 릿지가 없었다면 후반기 대역전극은 불가능했을 것이며 마무리 투수로 풀시즌을 뛰었다면 사이영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외야수 랜스 버크먼은 “개인적으로는 릿지가 팀 내 MVP의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한 두번의 실수(블론 세이브)는 있었지만 그의 활약은 그것을 덮고도 남는 것”이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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