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도 먹고 알도 먹을 순 없을까. 5일 현대전에 임하는 SK의 마음이 꼭 이랬다.
SK는 이미 순위가 결정된 터라 승리에 대한 큰 욕심은 없었다.
단 하나의 고민은 바로 타이틀이었다.
홈런 부문의 박경완와 타격 부문의 이진영이 현대 용병 브룸바와 경합을 벌이고 있었던 것. SK 선수들은 경기 전 둘에게 타이틀을 몰아 주자며 결의까지 했다.
박경완은 34호로 브룸바(33호)에게 한 개 앞서고 있었지만, 이진영(.3415)은 단 2모 차이로 브룸바(.3417)에게 뒤지고 있었다.
여기서 SK 배터리의 고민이 시작됐다.
브룸바에게 어려운 공만을 던져 타격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면 박경완의 홈런왕 타이틀이 굳어지지만 이진영은 타격 2위에 머물게 된다.
이진영이 역전을 시키기 위한 조건은 더도 덜도 말고 1타수 무안타였다.
이렇게 '브룸바 1타수 무안타' 작전은 시작되었다.
1회 첫 타석에서 SK는 조심조심 승부를 했다.
결과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 3회, 다시 브룸바 타석이 돌아왔다.
1, 2구는 모두 바깥쪽에 걸치는 스트라이크. 절호의 찬스였다.
여기서 원 아웃만 잡으면 나머진 모두 볼넷이다.
그러면 타격왕도 홈런왕도 모두 SK 차지다.
더구나 타점왕은 이호준이 이미 굳혀 놓은 터라 귀하디 귀한 트리플 크라운이 바로 눈 앞까지 다가왔다.
그러나 아뿔싸. 볼카운트 2-1에서 포수 강성우는 바깥쪽으로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 커브를 주문했다.
그런데 투수 신승현이 던진 공은 한 가운데로 몰렸고, 브룸바는 이를 놓치지 않고 깨끗한 중전 안타로 연결시켜버렸다.
이렇게 SK의 ‘꿩먹고 알먹기’ 작전은 실패로 끝났고 이진영은 타격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수원=스포츠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