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승리팀=플레이오프 진출'정설처럼 굳어진 준플레이오프 공식이다. 1차전을 잡으면 무조건 준 PO에 진출한다는 공식은 이번에도 맞아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다승 공동왕(17승)에 오른 레스(두산)와 리오스(기아)가 선발 맞대결을 펼치기 때문이다. 에이스를 내세우고 첫 판을 내준다면 어느 팀이나 충격이 크다. 당연히 기아와 두산은 1차전에 총력을 기울 것으로 예상된다.
▲킬러 vs 킬러
리오스와 레스는 정규시즌 막판에 단독 다승왕 타이틀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준PO 1차전에 대비해 왔다. 1차전을 절대 내주지 않겠다는 유남호 기아 감독대행과 김경문 두산 감독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 대목이다. 레스가 없었다면 올 시즌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언감생심이었다.
17승(8패)을 거두며 방어율 2.60으로 맹활약, 팀을 정규시즌 3위로 올려놓은 주역이라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묘한 것은 레스는 원래 기아 유니폼을 입고 국내무대에 데뷔했다는 것이다. 2001년 기아에 입단했지만 이듬해 재계약에 실패한 레스는 두산으로 말을 갈아탔다. 레스가 자신을 차버린 기아전을 벼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레스는 올해 기아만 만나면 젖먹던 힘까지 다해 호투했다. 다섯 번 선발로 나서 4승을 챙겼다. 단 한 번 패전투수가 됐을 뿐이다. 방어율은 0.97. 한 경기에서 1점도 내주지 않는 짠물투구로 기아타자를 괴롭혔다. 국내무대에 선을 보인 후 개인 첫 완봉승을 거둔 것도 8월4일 기아전이었다. 누가 뭐래도 레스는 기아 킬러이다.
그와 맞설 리오스도 두산에 강하다. 두산전에서 시즌 3승을 올렸다. 방어율도 1.73이다. 레스보다 수치상 조금 뒤지지만 큰 의미를 부여할 정도는 아니다.
▲노장을 주목해라
큰 경기에서는 히든카드가 키맨 노릇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들이 역시 제몫을 해줘야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수 있다. 이런 점에서 두산은 안경현(34), 기아는 이종범(34)이 요주의 인물이다.
안경현은 화려한 선수는 아니지만 기복없는 수비와 공격으로 팀의 중심으로 평가받는다. 올 정규시즌에서 2할8푼의 타율을 기록했지만 결정적인 고비에서 터지는 한방은 압권이다. 단기전에서도 빛을 발한 적이 있다. 2000년 LG와의 플레이오프 6차전에서 팀이 3-4로 뒤진 9회 동점홈런을 터뜨려 팀을 기사회생시켰다. 안경현의 홈런으로 패배 일보 직전에 기사회생한 두산은 연장 접전 끝에 역전승,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이종범은 구구한 설명이 필요없는 기아의 간판스타. 공,수,주에서 나무랄 데 없는 플레이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예전만 못하지만 화려한 플레이는 그를 따라갈 사람이 없다. 이종범은 큰 경기에 유독 강하다.
대표적인 게 1993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당시 해태는 삼성에 1승1무2패로 뒤졌으나 이종범의 빠른 발과 전광석화 같은 타격으로 분위기를 일신,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이종범은 양준혁(삼성)에게 신인왕을 내줬지만 본선 게임에서는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 시리즈 MVP까지 차지했다.
'늙은 말이 길을 안다'고 했다. 노장이 방향타 구실을 제대로 해줄 때 팀도 살수 있다. 이종범과 안경현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