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청부사의 명예회복 가능할 것인가’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미네소타 트윈스를 맞아 고전하고 있는 뉴욕 양키스는 8일(이하 한국시간) 메트로돔에서 열리는 3차전에 케빈 브라운을 선발 등판시킨다.
브라운은 통산 207승을 올린 백전노장이지만 올 시즌 각종 부상에 시달리면서 10승(6패 4.09)에 그쳤다.
특히 자기 성질을 이기지 못해 덕아웃 벽을 주먹으로 쳐 골절상을 입는 코미디를 연출했고 왼손 골절상에서 회복한 후 첫 등판한 9월 28일 보스턴과의 복귀전에서는 2/3이닝 동안 6피안타 6실점의 뭇매를 맞으며 채 1이닝도 채우지 못해 ‘한물 갔다’는 비아냥을 들었다.
3차전 등판도 조 토리 감독이 그를 믿고있다기 보다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을 듯하다.
양키스에서 후반기 최고 구위를 보인 올란도 에르난데스가 어깨 부상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고 하비에르 바스케스는 올스타전 이후 마운드에 올리기가 두려울 정도로 난타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케빈 브라운은 한때 ‘우승 청부사’라고 불릴 정도로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인 선수다.
케빈 브라운은 지난 1997년에는 플로리다 말린스, 1998년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월드시리즈로 이끌며 ‘우승 청부사’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1997년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서 7이닝 4안타 1실점의 투구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맞붙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당대 최고 투수로 불렸던 그렉 매덕스와 톰 글래빈과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특히 6차전에서는 위염 증상에도 불구, 등판을 강행해 142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7-4 완투승을 거두는 투혼을 보이며 팀을 월드시리즈에 진출시켰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한 1998년에도 큰 경기에 강한 브라운의 면모는 여전했다.
디비전시리즈 1차전서는 8이닝 2피안타 16탈삼진의 완벽투로 랜디 존슨과의 맞대결에서 2-1로 승리했다.
16탈삼진은 디비전시리즈 최다 기록이다.
3일 휴식 후 3차전서도 예상을 깨고 선발 등판을 강행해 2-1의 승리를 거두며 샌디에이고를 리그 챔피언십에 진출시켰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2차전에서는 애틀랜타에 3피안타 완봉승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월드시리즈에서는 양키스에게 패배했지만 1998년 포스트시즌의 최고 스타는 케빈 브라운이었고 이 때의 맹활약으로 LA 다저스와 1억 500만 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게 된다.
하지만 다저스로 이적한 후에는 포스트시즌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올해 디비전시리즈는 1998년 월드시리즈 이후 무려 6년만의 포스트시즌 등판이다.
과거와 같은 불같은 강속구는 사라졌고 싱커의 각도 밋밋해졌다는 평가지만 브라운의 승부사적인 기질은 여전하며 무엇보다 그에게는 큰 경기에서의 풍부한 경험이 있다.
브라운은 등판을 앞두고 ESPN과 가진 인터뷰에서 “올 시즌은 여러 가지로 실망스러웠다.
오랫동안 부상에 시달렸고 과거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그러나 디비전시리즈 3차전 선발 등판의 기회가 주어진 것을 명예롭게 생각한다.
팀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명예회복을 위한 각오를 밝혔다.
브라운이 미네소타 트윈스를 상대로 과거와 같은 승부사의 모습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