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나 해봤는가? '경기도중 인터뷰'
OSEN 알링턴=박선양 특파 기자
발행 2004.10.08 14: 21

100년이 넘는 역사의 느낌이 와 닿는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중요한 경기의 TV 중계를 보다 보면 한국야구에선 볼 수 없었던 장면이 이따금씩 나와 깜짝 놀라게 한다.
8일(이하 한국시간)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LA 다저스간의 디비전시리즈 2차전을 보던 중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세인트루이스가 3_1로 앞서다 동점을 허용한 4회말 공격때 토니 라루사 감독이 이날 중계를 맡은 FOX TV방송의 캐스터와 '순간 인터뷰'를 가졌다.
라루사 감독은 선발 투수였던 제이슨 마퀴스가 기대에 못미치고 조기에 교체한 내용 등을 설명하며 자연스럽게 인터뷰에 응했다.
과연 한국프로야구였다면 가능한 일이었을까. 현재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아니다.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아직까지 올스타전을 제외한 실전 도중 덕아웃에 방송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조차 쉽게 허용이 안된다.
특히나 감독은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얼굴도 잘 내밀지 않고 숨어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 마당에 경기 중 인터뷰라니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더욱이 팀이 앞서나다 바로 동점을 허용해 열받는 순간에 인터뷰를 하자고 했다간 발길질이 날아올 수도 있다.
수년 전에 모감독이 TV카메라맨을 향해 발길질을 해서 구설수에 올랐던 일도 있다.
그렇다고 메이저리그에서 모든 감독이 경기 중 인터뷰에 응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라루사 감독도 1차전때는 중계사인 ESPN의 경기 중 인터뷰를 사양한 바 있다.
경기 중에 인터뷰를 잘하기로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플로리다 말린스의 잭 매키언 감독도 유명하다.
이처럼 베테랑 감독들은 경기 중 예민한 시점이지만 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프로야구 흥행에 한 축을 맡고 있는 언론과의 관계를 의식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터뷰를 해주고 있는 것이다.
프로스포츠 발전에 언론이라는 매개체가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인식하고 있는 것이 빅리그 감독들이다.
물론 방송카메라가 지나치게 예민한 부분까지 끄집어내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서로가 상식적인 수준에서 일처리를 하는 것은 한국프로야구에서도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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