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알칸트라는 현대 퀸란의 재판인가?지난 2000년 현대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를 때의 일이다.
현대는 고질적인 3루수비의 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톰 퀸란이라는 메이저리그출신 특급수비수를 시즌 전에 스카우트했다.
하지만 현대 김재박 감독은 시즌내내 퀸란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수비는 메이저리그급인데 타격이 영 신통치 않았던 것. 특별한 대안도 없어 시즌 끝까지 퀸란을 주전 3루수로 기용한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도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퀸란 타석 때 공격의 맥이 계속 끊어지기 때문이었다.
홈런은 36개나 때렸지만 시즌 타율이 2할3푼6리에 불관한 퀸란이 없는 셈치고 타순을 짠 김 감독은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13타수 4안타(홈런 1개포함.0.307)를 때리며 현대의 한국시리즈행에 결정적인 공을 세운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퀸란의 반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3연승을 달리다가 3연패, 막다른 골목으로 몰린 운명의 7차전. 영웅은 퀸란이었다.
퀸란은 2회 말 기선을 제압하는 2타점 2루타를 날린데 이어 2-2 동점이던 4회 말 결승 3점아치를 그렸다.
이날 4타수3안타(홈런 2개포함) 6타점의 원맨쇼를 펼치며 팀을 6-2 승리로 이끌었다.
시즌내내 애물단지였던 퀸란은 그해 용병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MVP(26타수 9안타, 타율0.346, 3홈런 10타점)에 오른 선수로 기록됐다.
두산과 기아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시작으로 8일 막을 올린 올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많은 야구팬들은 기아의 이종범, 두산의 김동주를 주목했지만 2000년 퀸란처럼 올 포스트시즌 파란의 주역으로 떠오른 선수가 두산의 알칸트라다.
지난해 LG서 뛴 선수다.
지난 7월 26일 코칭스태프와 불화를 빚은 투수 마크 키퍼를 퇴출하고 대신 데려온 이지 알칸트라는 기대에 못미쳐 코칭스태프에게는 계륵이나 다름없었다.
기용하자니 미덥지 못하고 기용안하자니 돈이 아까웠다.
올 정규시즌 성적이 2할3푼1리(130타수 30안타). 홈런도 6개에 불과했다.
비록 8월1일 대구 삼성전부터 국내에 첫선을 보인 알칸트라였지만 중심타선 보강이라는 두산의 목표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알칸트라는 8일 준플레오프1차전에서 홈런 2개를 터뜨리며 혼자 5타점을 올려 비로서 미소를 지었다.
알칸트라가 올 포스트시즌에서 제 2의 퀸란으로 환생할 지 궁금하다.
/잠실=정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