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2차전] 김경문 두산감독의 '성동격서' 전법
OSEN 광주=정연석 기자& 기자
발행 2004.10.09 21: 51

단기전에서는 감독들의 보이지 않는 머리싸움이 치열하다.
감독의 선택에 따라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다.
두산과 기아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김경문 두산감독의 지략이 빛난 한판이었다.
연장 12회 접전을 마감하는 승부처는 12회초 선두타자 전상렬이 좌전안타로 출루, 무사 1루상황이었다.
타석에 들어선 것은 장원진. 2-2 동점이었이던 10,11회 잇따라 선두타자가 출루하자 김경문 감독은 번트작전을 구사했다.
한 점 차 승부에서 당연한 수순. 12회초에도 선두타자가 1루에 진루하자 누구나 번트작전을 예상했다.
적어도 장원진이 기아투수 최향남과의 초구대결까지는 이같은 예상이 맞아떨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10,11회 번트작전으로 득점기회를 잡고도 실패했던 김경문 감독은 상대의 허를 찌르는 기지를 발휘했다.
볼카운트 0-1에서 장원진에게 갑작기 '히트앤드 런' 사인을 낸 것. 장원진의 타구가 파울이 되는 바람에 김 감독의 의도는 실패로 끝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정작 당황한 것은 기아측이었다.
최향남은 장원진의 기습적인 타격에 화들짝 놀랐다.
장원진은 계속 번트 모션을 취했지만 최향남은 언제든지 장원진이 타격을 할 수 있다고 지레 짐작, 좋은 볼을 주지 않았다.
결국 장원진은 볼넷을 골라 주자는 무사 1,2루가 돼버렸다.
'상대가 번트를 대려고 하면 대줘라'는 야구의 통설을 무시한 대가는 컸다.
후속타자 최경환의 희생번트. 그리고 다음타자 김동주는 고의사구로 나가 1사만루가 됐다.
기아쪽으로서는 루상에 모두 주자를 채워 다음타자 홍성흔을 병살로 처리하겠다는 고육지책이었다.
그러나 홍성흔은 만루홈런으로 기아벤치의 의도를 완전히 꺾고 말았다.
김경문 감독의 히트앤드 런 사인으로 인한 기아배터리 흔들기 작전이 맞아떨어져 결정타를 날린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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