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와 레스에 대한 잘못된 인식
OSEN 정연석 기자 < 기자
발행 2004.10.11 16: 36

배영수(23)는 삼성 필승카드? 레스(31)는 두산 승리의 보증수표?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노(No)'다. 13일 플레이오프 1차전(대구)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레스와 배영수가 두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올시즌 나란히 17승을 올리며 다승 공동선두에 오른데다 상대 전적도 뛰어나다. 이런 점에서 보면 삼성이나 두산 모두 첫 판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하지만 배영수와 레스를 한꺼풀만 벗기면 상황은 달라진다.
■ 레스는 삼성을 우습게 안다?
레스는 올시즌 삼성전 4경기에 선발 등판, 2승(2패)을 거뒀다. 방어율은 2.15로 두산 선발투수들 중 제일 뛰어나다. 더구나 7월 14일 잠실경기와 7월 30일 대구경기에서 타선이 터지지 않아 0-1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런 결과만 놓고 보면 레스는 좌타라인이 강점인 삼성전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삼성 타자들이 레스에게 맥을 못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삼성타선의 핵인 양준혁은 레스를 상대로 13타수 5안타에 팀 내 타자들 중 가장 많은 4타점을 올렸다. 타율도 3할8푼5리나 된다. 또다른 좌타자 강동우도 '좌타자는 좌투수에 약하다'는 통설을 비웃었다. 레스에게서 3할3푼3리의 호타를 자랑했다. 스위치히터 박종호도 3할8리로 레스볼을 비교적 잘쳤다.
가장 주목받는 선수가 김종훈이다. 올시즌 레스볼을 가장 잘 때린 타자로 꼽히는 김종훈은 레스를 상대로 5할의 타율을 기록했다. 타점은 없지만 10타수 5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 배영수는 두산전에서 펄펄 날았다?
삼성 타자들이 레스만 만나면 주눅든다는 말은 적어도 두산쪽의 판단일수 있다. 배영수도 마찬가지다. 배영수는 올 시즌 두산전 4경기에서 2승 1패에 방어율 2.45를 기록했다. 9월19일 연속경기 2차전에서는 단 2안타만 내주며 1-0 완봉승도 거뒀다. 적어도 두산전에서 배영수만한 삼성투수도 없었다는 얘기이다.
선발로 3번 등판, 1승을 올렸고 한번은 패전, 또 한번은 4실점하고 승패없이 물러났다. 2승 중 1승은 구원승이었다. 하지만 두산 타선이 배영수에게 일방적으로 당한 것은 아니다. 두산 선발 라인업 중 5명이 배영수를 상대로 3할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타선의 핵인 김동주는 10타수 4안타를 치며 4할의 높은 타율을 자랑하고 있다.
장원진(0.375) 안경현(0.364)도 배영수가 상대하기 껄끄러운 타자들이다. '가을 사나이' 홍원기는 배영수의 경계대상 1호. 타수는 적었으나 올시즌 배영수를 상대로 6타수 3안타 5할의 맹타를 휘둘렀다. 삼성이 1차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기아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했지만 엔트리에 들어 있는 김창희도 3할7푼5리로 강했다. 결국 대다수가 예상하는 것처럼 '에이스 vs 에이스'대결이라고 해서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되지만은 않을 가능성이 높다.
■ 레스와 배영수의 맞대결결과는
시즌 내내 다승왕 경쟁을 벌였던 둘은 올해 단 한번도 맞붙은 적이 없다. 10월5일 대구에서 열린 두산과 삼성의 시즌 최종전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불발에 그쳤다. 삼성은 현대와의 정규시즌 1위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여 이날 배영수를 선발로 내세웠다.
하지만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 대비, 레스를 아껴두었다. 둘이 정면대결을 펼친 것은 그동안 단 한번 있었다. 2002년 7월3일 나란히 선발 등판, 레스는 6회 2사까지 3실점하며 승리를 챙긴 반면 배영수는 2이닝동안 4실점,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배영수에게는 이번 PO1차전이 설욕전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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