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잠실에서는 LG ‘꾀돌이’ 유지현의 은퇴 경기가 있었다. 1994년 입단, LG에서 10년 동안 고락을 함께한 스타의 쓸쓸한 퇴장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무엇보다 정든 유니폼을 벗어야 하는 유지현의 가슴이 가장 허전했을 터.
그런데 이날 유지현 보다 더 마음이 무거웠을 사람들이 있다. 어윤태 LG 사장과 이순철 감독이 주인공이다. 유지현의 은퇴식에 참석했다가 팬들에게 야유세례를 당했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을 LG 한 팬은 트윈스 홈 페이지에 이렇게 묘사했다.
'그리고 오늘 의외로 얻은 소득이라면 우리 엘지팬들이 잠깐이었지만 우리의 감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 있었죠.바로 그 야유사건인데...저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아래 어느분이 야유가 어느 정도로 컸느냐고 물으시는데. 말그대로 그 높으신 분들 귀가 좀 멀으셨더라도 아주 선명하고 제대로 들을수 있는 정도로 컷습니다. 메이저리그를 볼 때 관중들이 야유하는 소리 있잖습니까. 거의 그 정도 수준이었죠. 어 모 아저씨 소개될 때 특히 절정이었습니다. 암튼 그렇게 그 아저씨가 야유 속에 꽃다발 건네주고 사진찍고 분위기 싸한테 그 담에 바로 김재현 선수가 꽃다발을 건네주겠다고 소개되자 순식간에 엄청난 환호가 다시 이어지고 분위기는 정리될 수 있었네요.'
팬들의 마음이 순간 하나로 뭉쳐지며 일어난 작은 사건이었다.
어 사장은 2002 시즌 후 김성근 감독을 전격 해임하며 팬들의 비난을 받아왔다. 이후 의욕적으로 팀을 이끌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번번이 팬의 눈 밖에 나고 말았다.
이 감독은 이상훈을 밀어내 듯 전격 트레이드한 뒤부터 도마위에 올랐다. 감독이 선수를 트레이드 하는 것은 언제든 있을 수 있는 일. 그러나 LG를 대표하는 스타를 떠나보내는 팬의 가슴엔 큰 구멍이 생겼고 결국 타겟은 감독이 됐다.
성적이라도 괜찮았다면 묻힐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LG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또한 유지현의 은퇴는 둘의 공동작품(?)이라는 것이 LG 팬 대부분의 생각인 듯 하다.
어 사장이나 이 감독 모두 할 말이 많을 것이다. 나름대로는 많은 애를 써 왔기에 억울한 측면도 많을 터. 그러나 이날 야유사건은 현재 LG 팬의 심정이 어떤 것인지 명확하게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두 사람은 언제나 ‘팬들을 위한 야구’를 강조해왔다. 이제 다시 한 번 그 의미를 되새겨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