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레바논 심리전에 말려들지 말자
OSEN 장원구 기자< 기자
발행 2004.10.11 17: 51

지난 1978년 6월25일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리버플레이트 스타디움. 여름에 막 접어든 한국과는 정반대로 쌀쌀한 날씨에 6만5000여명의 관중들이 손에 입김을 불어넣으며 경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78 아르헨티나 월드컵 결승전 아르헨티나-네덜란드전이 벌어지는 날이었다.
경기 시작은 다가오는데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입장할 생각을 안하고 네덜란드 선수들만 먼저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한참 뒤에야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들어왔고 네덜란드 선수들은 기다리다가 진이 빠졌다.
결국 토털사커의 원조 네덜란드는 아르헨티나 군사정권이 정권홍보를 위해 유치한 월드컵 결승에서 1대3으로 졌다.
심리전에 톡톡히 말려든 셈이다.
한국도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예선 레바논전(13일)을 앞두고 홈팀 레바논의 극심한 심리전에 여간 신경을 쓰고 있는 게 아니다.
레바논은 한국의 연습경기장을 곡예운전을 해야할 위험한 곳에 배정하는가 하면 경기에 쓸 공도 생산이 한참 전에 중단된 피버노바를 쓰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
한국 코칭스태프가 "훈련을 해야하니 피버노바를 구해달라"고 하자 레바논 축구협회에서는 "경기 당일 구할 수 있는지 노력은 해보겠다"는 '코미디성' 발언을 했다.
여기에 이라크 테러 단체에 의한 한국 선수단 테러 소문도 슬쩍 유포해놓았다.
한국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위축시켜 경기 당일 제 실력을 발휘치 못하도록 만드는 수법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 당일 심판의 판정이다.
홈팀 레바논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판정이 내려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를 의식한 듯 한국-레바논전 주심을 볼 우즈베키스탄 출신 라브샨 이르마토프 씨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승패에 전혀 관심이 없다.
단지 공정하고 날카롭게 휘슬을 불 뿐이다"라고 말했다.
결론은 간단하다.
한국 선수들이 레바논의 유치한 수법에 말려들 필요 없이 평상심을 가지라는 것이다.
그리고 경기 당일 우수한 개인기와 스피드를 바탕으로 시작부터 주도권을 잡고 초반에 2골 정도 먼저 뽑아버리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초반부터 확실한 실력차를 보여준다면 주심의 휘슬 하나에 승패가 갈리는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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