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 "기회는 찬스다"
OSEN 로스앤젤레스=린다 기자
발행 2004.10.12 09: 33

플레이오프에서 한 타석밖에 서지 못한 채 팀도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탈락해 우울하게 시즌을 마친 한국인 첫 빅리거 타자 최희섭(25·LA 다저스)에서 반가운 소식이 하나 날아들었다.
최희섭과 시즌 중 1루수 자리 다툼을 벌였던 베테랑 좌타자 로빈 벤추라(37)가 전격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벤추라는 "이제는 떠나야할 때다. 다른 이유는 없다. 그냥 쉬고 싶다"며 16년간 정들었던 빅리그 그라운드를 떠났다.
지난해 시즌 중반 뉴욕 양키스에서 이적해온 뒤 1년 반 동안 다저스맨으로 활동하며 녹록치 않은 방망이 솜씨를 보여줬던 그는 이번 포스트시즌이 시작될 때인 일주일 전에 팀 동료들에게 은퇴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포스트시즌서 이기든 지든간에 은퇴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빅리그 생활을 시작한 그는 통산 294홈런에 타율 2할6푼7리를 마크했고 말년을 제외하곤 늘 맡았던 포지션인 3루수 부문서 6번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결정적인 순간 한 방으로 찬스에 강한 면을 보인 벤추라가 은퇴를 선언함에 따라 다저스 구단으로선 아쉬움이 남겠지만 그와 경쟁을 벌여야하는 처지였던 최희섭으로선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벤추라는 구단으로부터 내년 시즌에도 남아 줄 것을 은근히 권유받고 있던 터여서 최희섭은 내년 스프링 캠프때부터 벤추라와 1루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 확실시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희섭이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지난 7월말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뒤 기대에 못미쳤던 최희섭으로선 벤추라는 떠났지만 언제 또 다른 라이벌이 등장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일단 팀 내에는 마이너리그 더블 A에서 특급 유망주로 꼽히고 있는 제임스 로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시즌 후반 최희섭과 벤추라를 벤치에 앉히고 주전 1루수 출장한 간판타자 숀 그린이 내년에도 그대로 1루수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 그린은 프리 에이전트로 다저스를 떠날 확률이 높은 스티브 핀리에게 내줬던 원래 포지션인 우익수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지만 상황은 유동적이다.
결국 최희섭이 붙박이 1루수로 자리를 굳히려면 올 겨울 피나는 노력으로 실력을 향상, 내년 스프링캠프때부터 호쾌한 방망이 솜씨를 선보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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