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35). 그의 이름 세 자를 들을 때마다 야구팬은 삼성 간판타자를 떠올린다.
1993년 삼성에 입단한 후 1998년까지 양준혁은 대구팬에게 영웅이었다.
데뷔 첫 해 이종범(기아)을 제치고 신인왕을 차지하는 등 매년 3할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며 삼성의 중심타자로서 입지를 굳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준혁은 97년 대구상고를 졸업, 홈런을 펑펑 날리며 전국구 스타로 떠오른 이승엽(지바 롯데 마린즈)에게 밀리면서 새로운 야구인생을 맞이한다.
이승엽에게 자신의 고유 타순이나 마찬가지였던 3번타자 자리를 내준 후 코칭스태프와 갈등의 골이 깊어져 99년 해태로 트레이드 되면서 친정팀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떨치지 못했다.
양준혁은 2000년 LG로 옮겼다가 2002년 애증이 교차하는 고향팀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복귀 첫 해 그는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최대의 목표를 달성했지만 잔치의 주역은 그가 아니었다.
롯데에서 옮겨온 마해영이 원맨쇼를 펼치며 시리즈 MVP를 차지, 뒤켠에서 박수로 축하해줬던 그였다.
그래서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 임하는 그의 각오는 남다르다.
절친한 후배이자 동료였던 이승엽이 일본에 진출하면서 그가 해야 할 몫이 배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양준혁으로 대표 되는 좌타라인이 올 플레이오프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접할 때마다 그는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다.
이승엽 없는 삼성이 아니라 이제 양준혁 뿐인 삼성의 운명은 그에게 달려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그는 더욱 방망이를 날카롭게 돌리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플레이오프의 분수령이 될 1차전에서 그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