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호가 떠야 방송사도 먹고 산다
OSEN 알링턴=박선양 특파 기자
발행 2004.10.13 09: 33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이 지난 11일 문화관광위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서 "MBC가 2001년 박찬호 경기의 독점중계권을 따내면서 막대한 비용을 사용했으나, 상당한 손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 언론을 통해 '박찬호 독점중게 큰 폭 적자'라는 식의 제목을 달아 보도된 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왜 MBC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냐는 것도 분석해볼 만한 사항이다.
박찬호의 국내 매니지먼트사인 PSG코리아 측에선 '명예훼손'이라며 소송까지 검토하는 등 강하게 반발, 면책특권이 있는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에서 행한 발언이나 제출한 자료가 소송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 지는 차치하고 박찬호가 상징적으로 언급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
MBC가 이전에 빅리그를 중계하던 iTV를 제치고 독점 중계권을 따낸 시점은 2001년 시즌이었다. 이 때는 박찬호가 LA 다저스 소속으로 프리 에이전트를 앞두고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기였다. MBC로선 박찬호가 전국민의 우상으로 그의 경기를 중계하면 높은 시청율과 함께 막대한 광고수입을 예상하고 타방송사보다 월등한 조건으로 빅리그 독점중계권을 따낸 것이다.
하지만 박찬호는 2001시즌에는 기대한 만큼 성적을 올렸지만 이듬해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한 후에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더욱이 2002시즌부터 올해까지 매년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 경기에 출장조차 못하는 날이 많아졌고 MBC로선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박찬호를 대신해 김병현 서재응 최희섭 김선우 봉중근 백차승 등 한국인 빅리거들이 속속 등장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이들은 MBC가 기대한 만큼의 효과에 미치지 못했다.
이들이 한국인 첫 빅리거인 박찬호 만큼 빅리그에서 특급 스타로 아직은 성장하지 못한데다 포지션과 임무가 틀린 것이 중계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한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특히 박찬호처럼 '5일마다 규칙적으로 등판하는 선발 투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전성기때 박찬호는 이변이 없는 한 5일마다 마운드에 등판해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눈을 붙들어 둘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빅리거들은 박찬호처럼 꾸준한 선발투수로서 활동하지 못했다. 게다가 성적도 박찬호의 전성기때만큼 올려주지를 못해 팬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끌지 못했다.
불펜투수로 구원등판하는 경우는 언제 등판하게 될지 몰라 관심이 떨어지고 야수는 많아야 5번 정도 타석에 들어설 때만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때문에 선발투수에 비해 시청률이 높지 않다는 것이 방송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결국 MBC가 내년에도 계속 메이저리그 중계방송을 하게 되면 박찬호가 부활에서 꾸준하게 선발등판하거나 다른 한국인 빅리거가 박찬호처럼 선발투수로서 매경기 호투해야만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도 메이저리그 매니아들아 많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국내팬들이 한국선수가 출장하지 않는 메이저리그 경기를 많이 시청하기를 바라기는 어렵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