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링, 밤비노의 저주를 맛보다
OSEN 김정민 기자 < 기자
발행 2004.10.13 11: 42

‘이것이 밤비노의 저주란 말인가.’양키스타디움의 팬들을 잠재우겠다며 호언장담했던 보스턴 레드삭스의 에이스 커트 실링이 13일(이하 한국시간)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1차전에서 사상 최악의 투구를 보인 끝에 3이닝만에 강판했다.
실링은 전날 등판을 하루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양키스타디움에 모인 5만 5000명 관중들이 입을 다물게 해주겠다.
보스턴 레드삭스로 온 이유는 100년 가까이 레드삭스가 이루지 못한 업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 지난 4일 가진 지와의 인터뷰에서는 “1918년 이후 보스턴이 우승하지 못한 것은 실력이 부족해서다.
‘밤비노의 저주’ 따위는 미신에 불과하다고 본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13일 등판한 실링은 ‘저주에 걸린 듯’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실링은 3이닝동안 6피안타 2볼넷을 허용하며 무려 6실점하는 뭇매를 맞았다.
실링이 3이닝만에 강판한 것은 올 시즌 처음있는 일이고 자신의 포스트시즌 경기 최소 이닝 투구 기록이다.
실링은 1회말 선두타자 데릭 지터와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각각 외야 플라이로 처리했으나 게리 셰필드와 마쓰이 히데키에게 연속 2루타를 혀용 선취점을 빼앗긴 뒤 버니 윌리엄스의 우중간 적시타로 한 점을 더 허용하며 기선을 제압당했다.
2회말을 삼자범퇴로 넘기며 안정을 찾는 듯했으나 3회말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대거 4실점했다.
3회에 실링은 데릭 지터와 알렉스 로드리게스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후 셰필드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1회말 적시타로 1타점을 기록한 마쓰이는 초구를 통타, 오른쪽 담장에 맞는 2루타로 주자들을 싹쓸이하며 실링을 KO시켰고 양키스는 호르헤 포사다의 희생 플라이로 한 점을 더 보탰다.
실링은 4회말 수비 때 커티스 레스카닉으로 교체됐다.
실링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이던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 양키스를 상대로 21이닝을 던지며 1승 무패 방어율 1.69 26탈삼진을 기록, 랜디존슨과 공동 MVP에 오르며 양키스의 3연패를 저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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