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기록원들이 가장 고심하는 대목은 실책여부를 결정할 때다.
특히 연봉을 책정할 때 구단이 참고자료를 삼는 게 기록이기 때문에 선수들은 기록원들의 판단에 민감하다.
그러다보니 야구계에서는 실책이 분명한데도 기록원이 판단을 유보하는 경우 ‘기록되지 않는 실책’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1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0-0으로 팽팽하던 두산의 4회초 공격. 2루수앞 내야안타로 출루한 선두타자 전상렬이 장원진의 희생번트로 2루까지 진루했다.
최경환이 삼진으로 물러나 삼성은 실점위기를 벗어나는 듯했다.
하지만 사단은 엉뚱한 곳에서 벌어졌다.
김동주 타석 때 호투하던 삼성 선발 김진웅이 폭투를 범한 것. 볼이 뒤로 빠지자 삼성 포수 진갑용은 3루로 내달리던 2루주자 전상렬을 힐끔 바라봤다.
발이 빠른 전상렬은 이틈을 놓치지 않고 홈까지 쇄도했다.
비록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고 공식적으로는 김진웅의 폭투였지만 진갑용의 느슨한 플레이로 두산은 선취점을 뽑았고 삼성은 내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내준 꼴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