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逆發想)인가, 고도의 심리전인가.두산 김경문 감독은 1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200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전혀 생각지도 못한 작전으로 삼성 배터리를 흔들었다.
5회 초 2사 1루에서 홍원기 타석 때 1루주자 안경현에게 단독도루 사인을 냈다.
호투하던 삼성 선발 김진웅이 초구를 던지는 찰나, 스타트를 끊은 안경현은 2루에 안착했다.
안경현은 발이 빠른 편도 아니고 도루와는 거리가 먼 선수. 올 시즌 도루라고는 고작 8개밖에 없는 안경현에게 김경문 감독이 도루사인을 낸 것 무슨 연유였을까.혹시 3년 전 두산과 삼성의 한국시리즈 2차전을 떠올렸던 것은 아니었을까. 당시 김인식 감독이 이끌던 두산은 1차전을 4-7로 삼성에 내준 상황에서 2차전을 맞았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은 지칠대로 지친 상태였다.
다행히 비로 하루 쉬고 2차전에 임한 김인식 감독은 4-4로 팽팽하던 7회초 1사 1,3루에서 100kg이 넘는 거구 우즈에게 단독스틸 사인을 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단독도루 작전으로 1사 2, 3루의 찬스를 만들어 병살 위기를 벗어난 두산은 심재학의 내야 땅볼로 결승점을 뽑아 결국 9-5로 승리했다.
이 경기에서 비록 김경문 감독의 도루작전은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해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지만 백전노장 김응룡 삼성감독의 심기를 건드리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