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훈? 두산의 '숨겨진 다크호스'
OSEN 대구=정연석 기자& 기자
발행 2004.10.14 10: 35

두산 김경문 감독은 정성훈(27)에 대한 신임이 각별하다.
특히 삼성을 만날 때 그의 투입시기가 승부를 가름할 것이라는 생각은 정규시즌이나 포스트시즌이나 마찬가지이다.
13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김 감독은 그를 언제 등판시기키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 감독은 레스가 삼성 김한수에게 3점홈런을 허용, 팀이 3-4로 추격당하자 즉각 그를 투입했다.
1점차 리드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판단에서였다.
8회 1사 후 레스를 구원등판한 정성훈은 진갑용을 유격수 앞 땅볼로, 김종훈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볼은 빠르지 않았지만 코너웍을 앞세워 추격에 나선 삼성타선을 잠재운 것이다.
비록 ⅔이닝을 던진 후 9회 말 마무리 구자운에게 마운드를 넘겼지만 그의 빛나는 호투가 없었다면 두산의 1차전 승리는 없었을 지도 모른다.
정성훈이 이처럼 호투한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정성훈은 지난 1997년 삼성에 입단, 프로에 데뷔했다.
5년간 삼성에서 뛰면서 누구보다 삼성타자들의 특성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
삼성시절 고작 4승만 올리고 11패를 기록한 정성훈은 삼성에서 별 볼일 없는 존재였다.
2001년 삼성구단으로부터 용도폐기 돼 자유계약선수로 풀렸던 그는 오갈데 없는 신세였다.
삼성시절 팀에서 대만 리그에서 뛸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지만 기대에 못미쳐 방출당했던 것이다.
사실상 선수생명이 끝난 것이나 다름없던 그는 지난 해 두산에 둥지를 틀며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185㎝,88kg의 당당한 체구에 잠수함투수라는 점을 평가한 두산의 내부 판단에 따라 선수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다.
지난 1년간 개점휴업 상태였던 정성훈은 올 시즌 들어 몰라보게 달라졌다.
김인식감독의 후임으로 두산의 지휘봉을 잡은 김경문 감독은 흙속에 묻혀 있던 그의 진가를 높이사 적극 활용했다.
올 정규시즌에서 79경기에 출장한 정성훈은 3승3패2세이브, 방어율 3.12를 기록했다.
중간계투요원으로서 그의 활약은 눈부셨다.
15홀드를 기록, 이 부문 7위에 올랐다.
사실상 선수생활을 접어야할 위기에 처했던 그였지만 김 감독의 배려로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올 시즌 꼴찌후보였던 두산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은 레스와 박명환이라는 출중한 선발투수의 힘도 컸지만 정성훈이 허리에서 제몫을 다해준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불펜진이 부실했던 두산은 병역비리 파동으로 구속된 이재영과 정성훈의 분전 덕분에 포스트시즌티켓을 따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였다.
정성훈은 특히 자신을 매정하게 차버린 삼성전에서 유독 강했다.
11경기에 나서 1승, 방어율 1.93으로 내용이 좋았다.
두산은 정성훈이 플레이오프 1차전처럼만 해준다면 한국시리즈에도 진출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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