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이었던 선동렬(41) 삼성수석코치가 8개구단 사장들의 요청으로 투수 인스트럭터로 활동한 적이 있다.
선코치는 하와이 삼성전훈캠프도 찾았다.
당시 배영수(23)는 프로 2년생이었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한 배영수는 데뷔 첫 해 25경기에 출전, 2패만 기록한 평범한 투수였다.
'선수가 선수를 알아본다'는 격으로 선 코치는 단번에 배영수를 주목했다.
빠른 볼에 제구력도 좋은 그의 잠재력을 눈여겨 본 선 코치는 배영수에게 여러가지 비법을 전수했다.
삼성의 전훈캠프를 떠나면서 선 코치는 훈련할 때 자신이 입던 점퍼를 배영수에게 건네주며 애정을 표시했다.
“10승은 거뜬 할 것이다”는 선 코치의 장담대로 배영수는 그 해 13승을 올리며 삼성의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았다.
그로부터 2년여가 흐른 지난 해 10월13일. 정신적 대부나 마찬가지인 선동렬 홍보위원은 우여곡절 끝에 삼성의 투수코치로 부임했다.
선 코치의 부임을 누구보다 좋아했던 선수가 배영수였음은 물론이다.
지난시즌이 끝난 후 선 코치의 집중조련을 받은 배영수는 올 시즌 들어 국내 최고투수로 거듭났다.
생애 최다인 17승을 올리며 다승 공동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정규시즌 MVP후보로 거론될 만큼 급부상했다.
이런 배경에는 선 코치가 버티고 있었다.
14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한 배영수는 선 코치의 기대에 부응하며 팀에 귀중한 1승을 안겼다.
1차전 선발을 원했지만 2차전 선발로 밀려 내심 섭섭했던 배영수는 이날 8회 2사까지 단 3개의 안타만 내주며 1실점으로 틀어막아 포스트시즌에서 첫 선발승을 따냈다.
직구 최고구속이 150km에 달했고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앞세워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다소 날씨가 쌀쌀한 탓에 변화구 제구가 안돼 초반에는 약간 애를 먹었지만 회가 거듭 되면서 강속구를 앞세워 정면 승부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 동안 큰경기에 약해 ‘새가슴’이라는 곱지않은 시각을 단번에 불식시킨 배영수는 사부 선동렬 코치에게 지도자로서 첫 승을 안기며 그 동안의 가르침에 보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