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속은 며느리도 몰라"
OSEN 대구=스포츠취재팀 기자
발행 2004.10.15 10: 43

코끼리 감독의 웃음, 그 의미는 무엇일까.지난 14일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김응룡 삼성 감독의 표정은 '의외로' 밝았다.
1차전에서 아쉬운 한 점 차 패배를 당한 사령탑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전날처럼 일찌감치 덕아웃으로 나와 취재진에게 농담을 건네지는 않았지만 감독실을 찾은 기자들과 과거 해태 시절의 추억담 등을 주고 받으며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경기 전망을 묻는 질문에 "내가 그걸 알면 점 집을 차리지"라고 응수하는가 하면, 전날 수비 방해 시비와 관련해서는 "신문들이 또 때릴까봐 항의를 살살 했다"며 "이제 나이를 먹었는지 그런 기사들이 무섭다"고 엄살을 부리기도 했다.
과거 경기에서 패한 다음 날에는 기자들을 피해 다니거나, 지난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진 뒤 인터뷰도 하지 않고 구장을 떠났던 것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었다.
김 감독의 이런 변신에 대해 주변의 해석은 두 가지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먼저 김 감독이 이번 플레이오프에 그만큼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삼성의 한 코치는 "어차피 4, 5차전까지는 갈 승부로 보고 1차전 패배에 대해 별로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김 감독이 삼성으로 옮긴 뒤 한결 부드러워진 측면도 있다"는 얘기도 있었다.
정반대의 분석은 김 감독이 불안한 속내를 감추기 위해 짐짓 여유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한국시리즈 불패 신화를 마감시킨 팀이 바로 두산이었고, 전날 1차전에서도 나타났듯 삼성의 전력이 그다지 위력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김 감독이 해태 시절에 자신감이 있을 때는 오히려 엄살을 부리고, 불안할 때는 도리어 큰 소리를 치는 경우가 있었다는 점도 근거가 됐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김 감독은 2차전 승리 뒤 인터뷰에서는 승장답지 않게 다시 특유의 무뚝뚝하고 굳은 표정으로 되돌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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