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와의 준플레이오프를 마친 김경문 두산감독은 "정규시즌보다 2배는 힘든 것 같다"며 단기전의 어려움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백전노장 김응룡 삼성감독도 비슷한 심정이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일합 일합을 겨루면서 두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3차전부터는 한경기라도 내주면 더 이상 퇴로가 없기때문에 고민의 정도가 더 심하다.
우선 김경문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대구구장보다 규모가 큰 잠실구장에서 벌어지는 3차전은 수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3차전 선발투수로 박명환이 등판한다는 점이다.
박명환은 정규시즌내내 주전포수 홍성흔 대신 강인권과 호흡을 맞춰왔다.
투구하기가 편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박명환은 기아와의 준 PO 2차전에서도 강인권과 배터리를 이뤘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의 머리는 복잡하기 짝이 없다.
강인권이 포스마스크를 쓰면 홍성흔이 지명타자로 나서야 한다.
준PO의 영웅 알칸트라를 야수로 돌릴 수 밖에 없다.
수비가 좋은 임재철이 우익수에 버티고 있으면 마음이 든든한데 알칸트라가 어쩔 수 없이 우익수로 기용되면 찜찜한 마음을 떨칠 수 없다.
잠실구장에서는 외야수의 수비 반경이 넓어 발빠르고 센스있는 야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선발투수의 비중을 생각할 때 타격이 약한 강인권을 마냥 제외시킬 수도 없다.
박명환이 선발등판하는 날이면 김경문 감독은 흰머리가 더 많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김응룡 감독이 편안한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번트이다.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번트 때문에 고민하는 이유는 이렇다.
올 PO에서 번트작전을 그리 많이 구사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정적일 때 번트사인을 내려해도 불안해서 낼 수가 없다.
2차전에서 3-1로 리드하던 4회말. 한 두점을 더 달아나야 안전운행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 김응룡 감독은 번트작전을 시도했다.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것은 조동찬. 그나마 번트를 잘 대는 축에 속해 믿고 번트사인을 냈다.
하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초구번트에 실패하자 김 감독은 번트라는 가장 손쉬운 카드를 버렸다.
강공사인이 떨어졌지만 조동찬은 2루수 앞 병살타를 때리고 말았다.
말을 안해서 그렇지 김응룡 감독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순간이었다.
그나마 선발 배영수의 호투로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만약 두산에 경기를 넘겨줬다면 두고두고 아쉬운 순간이 될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