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갔으면 '밤비노의 저주'를 풀었을까
OSEN 뉴욕=대니얼 최 통 기자
발행 2004.10.17 08: 36

보스턴 레드삭스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한창인 뉴욕 양키스의 조 토리 감독과 베테랑 타자 버니 윌리엄스가 과거 보스턴과 얽힌 얘기를 풀어내 관심을 끌고 있다.
토리 감독과 윌리엄스는 수 년 전에 보스턴 유니폼을 입을 기회가 있었지만 막판에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지금은 라이벌 뉴욕 양키스의 선봉장 노릇을 하고 있다는 그동안 밝혀지지 않은 사연들을 공개했다.
 토리 감독이 보스턴 사령탑으로 갈 뻔했던 것은 지금으로부터 16년 인 1988년이었다.
당시 보스턴 구단주인 루 고먼은 존 맥나마라 감독을 해고 한 뒤 토리에게 전화를 걸어 "보스턴 감독에 관심이 있냐"고 물었고 토리는 "물론이다'고 답했다고 한다.
지금도 보스턴 레드삭스의 전통을 존경하고 있다는 토리는 시즌이 끝난 후에도 고먼의 연락이 없어 자신을 상기해달라는 의미로 시가 한 박스를 선물로 보내기까지 했는데 허사였다고 말했다.
 결국 토리는 1990년 세인트루이스 감독직을 맡았고 1996년 뉴욕 양키스로 옮겨 지금까지 9년간 사령탑을 지키고 있다.
양키스 감독 9년은 케이시 스텐젤(12시즌)에 이어 2번째 장수 기록이다.
 현역 절인 1971년 내셔널리그 MVP에 오르기도 했던 그는 1961년 밀워키 브레이브스 소속으로 시범경기를 위해 처음 보스턴 펜웨이파크를 방문한 이후 레드삭스를 존경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토리는 특히 테드 윌리엄스가 앉아있던 덕아웃에 함께 자리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현재 양키스 주전 중견수인 버니 윌리엄스가 지난 16일 미국 유일의 전국지인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얘기는 토리 감독보다도 더 극적이다.
17세 때 양키스와 계약한 이후 줄곧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있는 그는 1998년 프리에이전트가 되자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가 강타자 앨버트 벨을 잡으려고만 하는데 대한 섭섭함 때문에 보스턴 행을 마음먹었다고 한다.
 보스턴도 웬떡이냐며 당시 댄 듀켓 단장과 지미 윌리엄스 감독은 두 손을 들어 환영하며 무려 9,000만달러라는 거액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윌리엄스의 보스턴행을 막판에 저지한 것은 팀 동료 데릭 지터였다.
지터는 윌리엄스의 전화 메시지에 '무조건 돌아와달라'는 한마디 말만 남겨 마음이 흔들리던 터에 앨버트 벨과의 계약을 포기한 브라이언 캐시먼 부단장이 설득, 결국 8,750만달러에 뉴욕 양키스에 잔류하게 됐다고 한다.
양키스가 처음 제시했던 금액은 6,000만달러였고 보스턴 때문에 2,000만달러 이상이 오른 셈이다.
 윌리엄스는 그에 대한 보답이라도 하듯 보스턴전에서 펄펄 날았다.
1999년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당시 보스턴 마무리 로드 벡으로부터 연장10회 결승홈런을 터트리는 등 보스턴 타도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번번히 양키스의 벽에 막혀 분루를 삼키고 있는 보스턴으로선 그때 토리 감독과 윌리엄스를 잡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둘의 활약에 힘입어 '밤비노의 저주'를 일찌감치 풀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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