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앞에 장사 없다.
’뉴욕 양키스의 백전노장 케빈 브라운(39)이 17일(한국시간)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3차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 타선을 맞아 2이닝 5피안타 4실점(3자책)의 뭇매를 맞으며 무너져 세월의 무상함을 실감케 했다.
1997년과 1998년 포스트시즌서 플로리다 말린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월드시리즈 행을 이끄는 맹활약을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 브라운은 왼손골절 부상에서 회복한 후 첫 등판인 지난 9월 27일 보스턴전에서 2/3 이닝 동안 6피안타 4실점하며 1회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던 악몽을 이날 고스란히 재현했다.
팀 타선이 1회초 3점을 뽑아줬음에도 불구, 2회말 수비에서 트롯 닉슨에게 투런 홈런을 맞은 것을 시작으로 올란도 카브레라의 2루타와 조니 데이먼의 적시타로 추가 1실점한 후 폭투와 유격수 데릭 지터의 실책이 겹치며 역전을 허용했다.
데이비드 오르티스를 2루수 땅볼로 힘겹게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케빈 브라운을 향해 보스턴 팬들은 “케빈! 케빈!”을 연호하며 환영했다.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양키스 스타디움에 섰을 때 “네 아빠가 누구니?(Who's Your Daddy?)"를 외치는 양키스팬들의 야유와 비슷한 상황. 한때 그렉 매덕스, 톰 글래빈, 랜디 존슨 등 당대 최고 투수들을 모조리 꺾으며 포스트시즌에서 ‘공포의 승부사’로 악명을 떨쳤던 브라운이지만 흘러가는 세월 앞에서는 초라해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