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두산 감독(46)과 김응룡 삼성 감독(63)이 맞선 올해 플레이오프는 초보 사령탑과 백전노장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결과는 김응룡 감독의 완승. 17일 4차전에 올인하며 1패후 3연승, 한국시리즈에 오른 것이다.
지난 16일 3차전을 앞두고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이긴 팀이 PO에서 탈락하는 징크스 있다"고 하자 "나한테는 그런 것 없다"며 일축한 김응룡 감독의 말대로 됐다.
김경문 감독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대단한 뚝심으로 프로야구계의 지존이나 다름없는 코끼리 감독에 맞섰지만 22년 관록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4차전이 단적인 예. 3차전을 앞두고 삼성벤치는 "레스가 4차전 선발로 나오면 1차전하고 상황이 다를 것이다"고 운을 뗐다.
"레스가 3일만에 등판, 힘이 떨어진데다가 타자들의 눈에 볼이 익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과 정규 시즌은 다른다.
보통 상대 에이스라고 해봐야 한 시즌 5,6차례 만나게 된다.
간격도 길고 자주 상대하지 못해 볼을 공략하는데 상당히 애를 먹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단기전에서는 3,4일 간격으로 마운드에 오르기 때문에 제 아무리 뒤어난 투수라도 두 번째 등판에서는 맞기 마련이다"고 덧붙였다.
코끼리 감독이 이런 점을 간과할 리 없었다.
김 감독은 4차전 선발 라인업을 짜면서 1~5번타순에 우타자를 기용햇다.
3차전까지 내리 톱타자로 나섰던 박한이를 7번, 중심 타선에 있던 양준혁을 6번으로 돌렸다.
대신 김종훈을 톱타자로 내세우고 진갑용을 3번에 전진 배치했다.
이같은 타순변화는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1회초 스위치 히터지만 오른쪽 타석에 들어선 박종호의 2루타를 시작으로 로페즈의 홈런, 김한수의 적시타가 터졌다.
초반에 분위기를 잡을 수 있었던 것도 타순 변화가 주효한 덕분이었다.
정규 시즌 내내 선수들에게 맡기는 철저한 자율야구를 구사한 김경문 감독이 포스트시즌들어서도 별다른 타순 변화없이 타순을 짠 것과 비교가 됐다.
물론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프로야구 최고의 승부사라는 김응룡 감독과 그의 수제자 선동렬 수석코치가 만들어낸 신구조화가 초보 감독의 '의욕'을 꺾은 것이나 다름없는 플레이오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