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드라마의 숨은 주연은 불펜진’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서 숙적 뉴욕 양키스에 3연패를 당해 벼랑 끝에 몰렸던 보스턴 레드삭스가 이틀 연속 극적인 역전승으로 기세를 올리고 있다.
보스턴을 사지에서 구해낸 1등공신은 두말 할 것 없이 이틀 연속 끝내기 타점을 올린 데이비드 오르티스. 그러나 오르티스의 결승타의 원동력이 된 것은 3차전에서 팀 역사상 최악의 난타를 당하는 수모를 겪은 후 기적 같이 부활, 양키스의 강타선을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는 보스턴 불펜진이다.
보스턴 투수진들은 17일 ALCS에서 팀 역사상 길이 남을 수모를 당했다.
선발투수 브론슨 아로요가 2이닝 동안 6피안타 6실점의 뭇매를 맞고 조기 강판된 후 줄줄이 마운드에 오른 보스턴의 구원투수들은 양키스 타자들에게 ALCS 한 경기 최다 피안타(22), 최다 2루타(8), 최다 장타(13), 팀 포스트시즌 역사상 최다 실점(19) 등 각종 대기록을 헌납하며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로 두들겨 맞았다.
이날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총 6명, 언론에서는 보스턴 대학살(Boston Massacre)이라 칭하며 팀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패배라고 성토했고 보스턴 레드삭스의 회생은 불가능해보였다.
그러나 벼랑 끝에 몰린 4차전부터 기적적으로 부활한 보스턴 불펜진은 한 경기에 19점을 헌납한 이들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의 호투를 보이고 있다.
4차전과 5차전에 등판한 보스턴 불펜투수들은 총 18 2/3 이닝 동안 양키스 타선을 단 1실점으로 틀어막아 이틀 연속 대역전극의 디딤돌을 마련했다.
특히 5차전에서는 7회부터 6명의 투수가 차례로 등판, 양키스 강타선을 상대로 8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솎아내며 5피안타 무실점으로 잠재우는 기적을 연출해냈다.
이날 구원 등판한 투수들의 대부분은 3차전에서 난타를 당했던 이들이다.
3차전서 3 1/3이닝동안 5피안타 5실점한 팀 웨이크필드는 3이닝 무실점의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고 3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3회를 못 버틴 브론슨 아로요는 10회초 등판,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게리 셰필드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이닝을 깨끗하게 막아냈다.
20일 열리는 ALCS 6차전에서도 보스턴은 불펜진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어야 할 상황이다.
선발등판하는 커트 실링의 발목 상태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연일 계속되는 연투와 양키스 강타선의 뭇매에도 힘을 잃지 않고 버티는 보스턴 불펜진이 이번 ALCS에서 보이고 있는 활약은 ‘두들길수록 단단해지는 강철’을 연상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