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과 권혁을 잡아라'삼성과의 한국시리즈를 앞둔 현대타자들에게 내려진 지상명령이다.
김재박 현대감독은 올 한국시리즈 승패는 불펜진에 달려있다고 보고 삼성 허리의 핵인 사이드암 권오준과 좌완 권혁을 공략해야만 V4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를 지켜본 김 감독은 삼성벤치가 선발투수보다 승부처에서 투입된 불펜투수를 앞세워 승기를 잡았던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벤치는 권혁과 권오준을 무너뜨리기 위한 대비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19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자체청백전은 단적으로 김 감독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백팀에는 한국시리즈 선발 라인업이나 마찬가지인 타자들이 대부분 포함됐다.
반면 청팀 투수들은 줄줄이 사이드암이나 좌완이 등장했다.
권오준과 권혁이 마운드에 오를 경우에 대비한 실전훈련이었다.
특히 청팀 선발로 사이드암인 신동민을 내세운 것은 김 감독이 권오준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낸 대목이다.
현대타선은 전통적으로 사이드암 투수에 약하다.
이런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김 감독은 권오준을 무너뜨려야 중반 이후에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규시즌에서 권오준이 마운드에 오르면 현대타선을 숨을 죽였다.
권오준은 올 시즌 현대전에 9차례 등판, 1승1홀드를 기록했다.
방어율은 3.80. 톱타자로 나설 전준호만 3할7푼5리로 권오준에게 강한 면모를 보였을 뿐 대부분의 중심타자들은 맥을 못췄다.
브룸바(0.225), 심정수(0.111) 이숭용, 송지만(0.000)등은 헛방망이질 하기 일쑤였다.
권혁도 현대전에 유난히 강했다.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방어율이 0.96에 불과했다.
박진만(0.600)만 예외였을 뿐 브룸바(0.250) 송지만(0.200) 심정수, 이숭용(이상 0.000) 등 핵심타자들은 권혁의 빠른 직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한국시리즈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재박 현대감독의 머리 속은 온통 권오준과 권혁 생각 뿐이다.
김 감독이 어떤 비책으로 권오준과 권혁이라는 삼성의 비장의 카드를 무력화할 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