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멘스 "친정팀보다는 고향팀에 충성"
OSEN 알링턴=박선양 특파 기자
발행 2004.10.20 09: 00

'로켓맨'이 친정팀에 비수를 꽂으려나.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2연패 뒤 3연승으로 앞서 나가고 있는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21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6차전에 에이스인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42)를 4일만에 등판시키는 무리수 대신 2차전 선발이었던 피트 먼로를 내세우기로 최종 결정했다.
따라서 클레멘스는 7차전까지 갈 경우에나 한 번 더 등판할 예정이다.
아직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진출이 결정된 상태가 아닌 가운데 성급한 팬들은 벌써부터 클레멘스가 월드시리즈 무대에 서게 되면 보스턴 레드삭스 혹은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과연 어떤 투구를 펼친 것인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레드삭스와 양키스는 클레멘스가 이전에 뛰었던 친정팀들이기 때문이다.
1984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빅리그 생활을 시작한 클레멘스는 97년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떠나기 전까지 13년간 레드삭스 선발 투수로 맹활약했다.
86년 24승, 87년 20승을 올리며 사이영상을 2년 연속 수상하는 등 보스턴 마운드의 에이스로 '밤비노의 저주'를 풀기 위해 앞장섰다.
하지만 96년 10승 13패, 방어율 3.64로 노쇠화 기미를 보이자 보스턴 구단은 그를 내쳤다.
그는 토론토로 옮긴 뒤 다시 20승대 투수로 재도약하며 2년 연속 사이영상을 또다시 거머쥐었다.
특급 투수임을 재확인한 그는 "이제는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를 끼고 싶다"며 99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숙명의 라이벌인 뉴욕 양키스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는 99년, 2000년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우승멤버로 챔피언 반지를 2개 끼는데 성공한 뒤 지난 시즌 은퇴를 선언하며 양키스를 떠났다.
하지만 고향팀인 휴스턴이 그를 가만히 놔두지를 않았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 번도 이뤄보지 못한 휴스턴은 양키스 시절 팀동료였던 앤디 페티트와 함께 클레멘스에게 구애공세를 편 끝에 붙잡는데 성공, 은퇴를 번복하고 마운드에 다시 서게 한 것이다.
클레멘스는 42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녹슬지 않은 철완을 과시하며 올 시즌 18승을 올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다.
 보스턴_토론토_뉴욕을 거치며 사이영상 5회 수상에 '300승 투수 클럽' 회원 등으로 화려한 경력을 쌓은 그이지만 이번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면 친정팀들을 상대해야 하는 곤혹스런 처지에 놓이는 것이다.
보스턴을 만나게 되면 86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밤비노의 저주'를 풀어내려는 첫 친정팀의 앞길을 막아야 한다.
보스턴에는 막판 헤어질 때 좋지 않은 기억이 있어 크게 거리낄 것이 없다고 칠 수도 있지만 양키스는 부담스럽다.
양키스에는 작년까지 한솥밥을 먹고 뛰던 동료들이 많은데다 양키스팬들의 박수 갈채를 받으며 은퇴무대까지 가졌기에 양키스를 상대로 쾌투해야 하는 처지가 곤혹스러운 것이다.
'진짜 은퇴'후에는 양키스 이름으로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을 정도로 아직도 양키스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그러나 클레멘스는 "친정팀은 지나간 일이다.
지금은 고향팀의 우승을 위해 이 한 몸 다 바칠 각오"라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클레멘스가 친정팀들을 울리고 고향팀의 첫 우승을 일궈낼 수 있을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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