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태와 양준혁의 복수혈전
OSEN 정연석 기자 < 기자
발행 2004.10.21 00: 00

현대 마운드의 중심 정민태(34)와 삼성의 간판타자 양준혁(35)은 동기생이다. 양준혁이 상무에 입대했다가 프로에 1년 늦게 뛰어들어 정민태가 프로에서는 1년 선배다. 그러나 둘은 어릴 적부터 항상 최고자리를 놓고 으르렁거렸다. 정민태는 투수,양준혁은 타자이지만 둘간의 자존심 싸움은 항상 불꽃을 튀긴다.
실제 정민태는 가장 상대하기 싫은 선수가 양준혁이다. 학창시절부터 정민태 볼을 잘치기도 했지만 웬지 서로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게 정민태의 생각이다. 양준혁도 큰 차이가 없다. 언제나 정민태만 만나면 자신만만하다. 속된 말로 "네가 최고투수면 내가 최고타자다"라는 생각이 머리속에 들어있다.
올시즌 둘간의 맞대결에서는 양준혁의 완승이었다. 양준혁은 정민태를 상대로 6할6푼7리의 고타율로 정민태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양준혁은 정민태가 등판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정민태의 생각은 다르다. "언제 준혁이가 큰 경기에서 제대로 한 적이 있느냐"며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는 엄연히 다르다"고 벼르고 있다. 이번에는 양준혁에게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1999년 선수협 파동당시 양준혁은 주축멤버로 활동하고 정민태는 일선에 서 빠진 뒤 엉거주춤한 행동으로 서로간의 오해도 있다. 해묵은 감정이 아직도 남아있다.
양준혁은 플레이오프에서 추락한 자존심을 한국시리즈에서 회복, 최고타자로서 제몫을 해야하는 절박한 처지다. 정민태도 1선발을 피어리에게 내주며 상한 자존심을 곧추세워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지 않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양준혁의 창과 정민태의 방패대결은 그래서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그러나 대단한 설전을 펼치면서도 양준혁과 정민태는 이번 한국시리즈가 모두 6차전 이내에 끝날 것으로 전망이 일치했다. 정민태는 "두 팀 모두 타격 잠재력이 뛰어난 팀이어서 매 경기 초반 투수들이 얼마나 막아내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양준혁은 "플레이오프에서 제 몫을 못해 미안하다. 더욱 파이팅을 보여 팀분위기를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