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조용준(25)과 삼성 임창용(28)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의 대표적인 소방수들이다.
임창용이 마무리 투수의 터줏대감이라면 조용준은 떠오르는 별이다.
한때 임창용은 타자들이 손도 댈수 없는 볼을 던져 '언히터블'로 불리기도 했다.
아직까지 명성에서는 임창용에 필적하지 못하지만 조용준의 존재는 누구도 무시할 수 없다.
마무리투수들 가운데 그만큼 믿음을 확실하게 주는 선수도 없기 때문이다.
임창용과 조용준이 올 한국시리즈에서 최고의 자리를 놓고 양보없는 일전을 벌인다.
삼성과 현대의 뒷문지기로 나설 조용준과 임창용은 시즌내내 구원왕 자리를 놓고 다퉜다.
결과는 임창용의 승리. 임창용은 올시즌 61경기에 나서 36세이브를 기록, 63경기에 출장해 34세이브를 마크한 조용준을 따돌리고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러나 조용준의 생각은 다르다.
구원승까지 포함하면 임창용보다 훨씬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조용준은 구원승(10승)까지 포함하면 44세이브포인트. 이에 반해 임창용은 38세이브포인트.예전 같으면 조용준이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구원왕의 기준이 세이브만 가지고 따지는 것으로 규정이 바뀌면서 임창용이 덕을 봤다는 것이다.
외나무 다리에서 다시 만난 둘의 올시즌 상대 전적만 놓고보면 조용준이 한 수 위다.
조용준은 올시즌 삼성전에 8차례 나서 3승4세이브를 올렸다.
한번만 구원포인트를 얻지 못했을 뿐 나올 때마다 마무리로서 제몫을 해냈다는 얘기다.
방어율도 1.42로 정규시즌 방어율(2.28)보다 훨씬 낮다.
특히 직구와 스피드 차이가 거의 없는 슬라이더를 앞세워 삼성 타자들을 압도하곤 했다.
좌타자에게는 몸쪽으로 휘어져 들어가는 슬라이더가 더욱 위력적이었다.
삼성의 핵심타자인 양준혁 박한이등 좌타자들이 그에게 맥을 못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반면 임창용은 현대전에서 호되게 당했다.
올시즌 현대전에 10경기에 나서 5세이브를 기록했고 1패를 당했다.
방어율도 무려 4.22나 된다.
마무리투수라고 믿기지 않은 정도로 현대 타자들에게 난타를 당했다.
특히 전근표(0.667)심정수 박진만(이상 0.500) 브룸바(0.400)등 현대주력타자들에게 뭇매를 맞곤 했다.
그러나 임창용은 정규시즌의 수치는 별 의미가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대타자들이 전통적으로 사이드암이나 잠수함투수에게 약점을 보이곤 했다는 것이다.
단기전을 집중력에 의해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정규시즌과는 다른 모습을 선보일 수 있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누구 진정한 구원왕인지 여부는 '뚜껑'을 열어보면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