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속임수다.
어떻게 상대의 허를 찌를 것인가, 이것이 승패의 갈림길이다.
’손자병법 시계편에 나오는 얘기다.
이같은 병법은 비단 전쟁터에서만 통용되는 게 아니다.
인생살이도 마찬가지이고 야구경기에서도 감독들이 즐겨쓰는 전술 중 하나다.
21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현대의 한국시리즈 1차전.‘야구’라는 전쟁게임에 이골이 난 김응룡 삼성 감독만큼 ‘전쟁은 속임수’라는 말을 실감하는 사람도 드물다.
그런 그가 1차전에서 가장 먼저 빼든 게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법이었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삼성의 박한이. 타석에 들어석 박한이는 현대의 선발투수 피어리의 초구에 기습번트를 댔다.
목표는 3루쪽이었다.
화들짝 놀란 것은 현대의 3루수 브룸바. 전혀 예상치 않았던 초구 기습번트에 놀랐지만 다행히 타구가 파울라인을 벗어났다.
2회초에도 똑같튼 상황이 벌어졌다.
1사 후 주자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삼성 조동찬도 박한이와 마찬가지로 초구에 기습번트를 댔다.
물론 목표는 3루쪽이었다.
역시 파울라인을 벗어났지만 다분히 브룸바를 의식한 것이었다.
김응룡 감독이 경기 초반에 기습번트 전략으로 나선 것은 브룸바를 흔들어 놓겠다는 고도의 술수. 주전 3루수 정성훈이 병역비리에 연루돼 포스트시즌에 출장할 수 없어 대신 3루수로 나선 브룸바를 뒤흔들어 페이스를 잃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전술이 맞아 떨어지기만 한다면 삼성은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 현대 타자 중 경계대상 1호인 브룸바가 수비 때문에 부담을 느끼면 내야진을 흔들 수 있는 것은 물론 브룸바의 타격에도 영향을 줄수 있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었다.
결국 실패로 돌아갔고 4회 브룸바는 선제 솔로 홈런을 터뜨렸으나 김응룡 감독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어떤 야구를 선보일지 엿볼수 있는 대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