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키 덴트를 시구자로 선정한 까닭?"
OSEN 김정민 기자 < 기자
발행 2004.10.21 10: 30

‘밤비노의 저주를 빌어 보스턴의 상승세를 꺾어보자.’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마지막 경기 시작 전에는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됐다.
‘밤비노의 저주’를 상징하는 인물 중의 하나인 버키 덴트가 마운드에 올라 시구를 한 것. 덴트는 양키스에서 9번의 챔피언 반지를 낀 명포수 요기 베라와 짝을 이뤄 시구를 해 5만5000 양키팬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버키 덴트를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린 것은 일종의 신경전으로 분석된다.
덴트는 보스턴 레드삭스에 가슴에 비수를 꽂은 대표적인 양키스 선수다.
때는 19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레드삭스는 99승 68패로 양키스와 동률 선두를 기록한 채 정규 시즌을 끝냈다.
지구 우승을 가리기 위해 10월 2일 펜웨이파크에서 벌어진 단판 승부에서 레드삭스에 일격을 날린 것이 바로 버키 덴트. 당시 시즌 타율 2할4푼3리 홈런 4개에 불과했던 물방망이 버키 덴트는 0-2로 뒤진 7회말 2사 주자 1,2루 상황에서 그린몬스터를 넘기는 역전 3점 홈런을 터트리는 기적을 연출한다.
당시 양키스는 대타를 내세우려고 했으나 유격수였던 그의 자리를 메울 수비 요원이 없어 할 수 없이 타석에 세웠고 덴트는 동료에게 빌린 방망이로 극적인 역전 홈런을 쳐내 ‘밤비노의 저주’를 입증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보스턴으로서는 지난해 ALCS 7차전 애런 분의 끝내기 홈런에 비유할 만한 뼈아픈 일격이었다.
이 경기에서 보스턴을 5-4로 누르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양키스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LA 다저스를 물리치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버키 덴트의 홈런은 ‘밤비노의 저주’를 상징하는 인물을 내세워 보스턴 레드삭스 선수들의 신경을 자극시켜보려는 양키스의 심리전술의 하나다.
덴트가 시구를 하는 동안 양키스 팬들은 ‘유령을 깨워라!(Wake The Ghost!)'등의 구호를 흔들며 ’밤비노 악령 깨우기‘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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