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는 불펜싸움이다.
”24일 삼성이 현대를 꺾고 기사회생, 승부를 원점으로 돌림에 따라 올 한국시리즈의 향방이 오리무중에 빠졌다.
22일 2차전에서 다 잡았던 경기를 놓쳐 무승부를 기록한 삼성이 3차전에서 승리, 가을잔치의 주인공을 점치는 게 수월치 않게 된 것이다.
특히 1~3차전의 경기를 곰곰히 살펴보면 올 한국시리즈는 선발보다 허리싸움에서 이기는 팀이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투수왕국이라는 현대는 1998, 2000, 2003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인 정민태와 김수경이 초반에 무너져 투수진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차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피어리를 제외하곤 선발투수들이 제몫을 해내지 못해 투수진을 추스르는 게 급선무로 지적되고 있다.
삼성도 3차전에서 김진웅이 초반 부진을 딛고 호투,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투수진 운용에 애를 먹기는 마찬가지이다.
이에 따라 현대와 삼성은 중간계투진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만 대권을 거머쥘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불펜진 운용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불펜진은 삼성이 약간 우세한 것으로 예상됐으나 막상 한국시리즈 뚜껑을 열자 플레이오프에서 연투로 인한 피로 때문에 '쌍권총 듀오' 권오준과 권혁이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어 고민이다.
3차전에서는 권오준이 2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 팀승리에 일조하기는 했지만 1, 2차전에서 기대에 못미쳤다.
잔여 경기에서 권오준이 얼마나 살아나느냐에 따라 팀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삼성벤치는 권오준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대도 사정은 비슷하다.
좌완 이상렬과 김민범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데다가 불펜의 핵 송신영마저 구위가 신통치 않아 현대벤치의 고민이 더하고 있다.
현대벤치는 조용준이 버티는 마무리는 믿을만한데 중간계투진이 정규시즌처럼 제몫을 해내지 못해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고 있다.
또 선발 정민태가 발등 부상으로 5차전 등판여부가 불투명해 투수진 운용전략에 차질이 생겼다.
현대는 결국 좌완 선발요원인 오재영을 전천후로 활용, 난국을 타개하겠다는 복안이지만 경험이 부족,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삼성은 비장의 카드로 생각했던 권오준 권혁이 플레이오프에서 연투, 피로가 누적된데다가 현대타자들의 집중 공략 대상이 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 팀모두 가용 인력이 마땅치 않아 승부처에서 투수기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올 한국시리즈에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