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큰 경기에 약하다구요? 두고보십시오.”삼성의 간판타자 양준혁(35)은 현대와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큰 경기에 약하다’는 주위의 지적을 일축했다.
다른 팀은 몰라도 현대전 만큼은 자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극심한 타격부진으로 중심타선에서 6번타자로 밀려나기도 했던 양준혁이지만 올 한국시리즈에서는 맹위를 떨치고 있다.
지난 24일 열린 3차전. 팀이 1무1패로 뒤지고 있어 반드시 잡아야하는 이 경기에서 양준혁은 홈런 1개를 때리며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1차전에 이은 두 번째 홈런.그러나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면 영양가 만점인 홈런이었다.
21일 1차전에서는 팀이 0-4로 뒤진 6회 초 2사 후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아치를 그렸다.
비록 팀이 2-6으로 무릎을 꿇기는 했지만 양준혁의 한 방으로 팀 공격이 살아났다.
2차전에서도 적시타를 때리는 등 4타수 2안타로 분전했다.
3차전에서는 호투한 선발투수 김진웅에게 가려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양준혁이 홈런을 때리면서 삼성이 승기를 잡았다고 과언이 아니다.
3차전 초반 양 팀이 역전, 재역전을 거듭하며 시소를 타던 7회 말. 팀이 7-3으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고 있었지만 현대타선의 응집력을 고려할때 충분히 뒤집을 수도 있는 점수차였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의 추격 의지에 쐐기를 박은 게 바로 양준혁의 홈런이었다.
양준혁은 7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센터펜스를 넘기는 120m짜리 장쾌한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사실상 삼성의 승리를 확인하는 결정적인 홈런이었다.
플레이오프 때부터 타격밸런스가 무너져 애를 먹고 있던 양준혁은 타격뿐 아니라 주루플레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벌써 도루가 2개나 된다.
1차전에서 도루를 한 개 성공시킨데 이어 3차전에서는 박빙의 접전을 벌이던 3회 말 2사 후 볼넷을 골라 출루한 다음 상대배터리의 허를 찌르는 도루를 감행했다.
양준혁에게 의표를 찔려 도루를 허용한 현대 선발 김수경은 김한수에게 적시타를 맞아 1실점, 패전투수의 멍에를 쓰고 말았다.
2002년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첫 우승을 차지할 때 마해영과 이승엽에게 밀려 두각을 나타내지못했던 양준혁은 올 한국시리즈 만큼은 ‘큰 경기에 약하다’는 징크스를 말끔히 씻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