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홈런타자 맞아.'팀이 그나마 잘나가니까 말이 없지 패했으면 역적이 될 뻔했다.
수비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2개나 저지른 것을 비롯해 주포로서 구실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5타수 3안타 2타점이면 훌륭한 성적이지만 홈런타자로서 '해결사' 노릇과는 거리가 멀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간판타자 매니 라미레스(32) 이야기다.
라미레스는 지난 2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서 3안타 2타점으로 타격에선 그런대로 활약했으나 수비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2개 범해 비난을 살 뻔 했다.
라미레스는 원래 좌익수 수비가 약한 것은 정평이 나 있는 터였지만 최근에는 완전히 '딱총'으로 변신, 특유의 장타를 뿜어내지 못하고 스타일을 구기고 있다.
3번 타순에 기용되고 있는 그는 4번 데이비드 오르티스가 너무나 잘나가는 탓에 위축된 것인지 좀처럼 홈런포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첫 경기였던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서 홈런 한 개를 터트린 이후 24일까지 10경기째 홈런 침묵을 지키고 있다.
정규시즌서 홈런 43개를 기록하며 홈런더비 1위를 기록한 거포다운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포스트시즌 타율은 24일 현재 3할5푼9리로 높은 편이나 타점은 9개로 기대에 못미친다.
타점도 뉴욕 양키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에선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다 월드시리즈서 2개를 올렸다.
타율은 나쁘지 않지만 그에게 홈런포를 기대하고 있는 팀이나 팬으로선 아쉬움이 남는다.
더욱이 올 시즌 연봉(2,250만 달러)만을 놓고 보면 빅리그 1위인 그로선 남아 있는 경기선 홈런포를 펑펑 터트리며 거포의 면모를 확인시켜주기 위해 힘을 모아야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연봉 450여만 달러대인 데이비드 오르티스는 연일 홈런포를 날리며 펄펄 날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뤄 라미레스를 더욱 씁쓸하게 한다.
오르티스는 2차례 끝내기 홈런을 비롯해 5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팀의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오르티스는 이번 포스트시즌서 타율 4할4푼4리, 타점 19개를 기록중이다.
팀 승리로 공수에서 부진한 모습이 도드라져 보이지 않는 라미레스가 남은 경기선 홈런포를 가동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