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어파러의 '쓸쓸한 가을'
OSEN 김정민 기자 < 기자
발행 2004.10.25 16: 48

숙적 뉴욕 양키스와 맞붙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극적인 대역전승을 거둔 보스턴 레드삭스가 홈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1,2차전을 싹쓸이 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ALCS를 포함, 6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보스턴은 86년 묵은 월드시리즈 우승 한풀이에 한 걸음 씩 다가서고 있다.
보스턴의 승승장구를 보고 마음 씁쓸해 할 이가 한 명 있다.
바로 7월까지 보스턴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노마 가르시어파러다.
97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에 뽑히며 화려하게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지난 시즌까지 보스턴의 간판스타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뛰어난 기량에 수려한 용모를 겸비한 가르시어파러는 테드 윌리엄스, 칼 야스터젬스키의 뒤를 이을 보스턴의 슈퍼스타로 꼽혔다.
그러나 지난해 ALCS에서 양키스에 패퇴한 보스턴이 오프 시즌에 알렉스 로드리게스 영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르시어파러와 보스턴 사이의 관계에는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가르시어파러는 자신과 포지션이 겹치는 로드리게스를 영입하려는 구단과 마찰을 빚기 시작했고 구단이 지역 언론에 가르시어파러가 4년간 6000만달러의 재계약 제의를 거부했다는 소식을 흘리자 ‘보스턴의 영웅’은 졸지에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선수로 전락했다.
여기에 올 시즌 부상으로 시즌 초반 장기간 결장하자 와 등 지역 언론들은 연일 가르시어파러 트레이드를 주장했고 테오 엡스타인 단장은 결국 트레이드 마감시한 전날 몬트리올 엑스포스, 미네소타 트윈스, 시카고 커브스와의 4각 트레이드를 통해 가르시어파러를 시카고 커브스로 트레이드시켰다.
공교로운 것은 가르시어파러가 보스턴을 떠난 이후 레드삭스의 승승장구가 시작됐다는 것. 보스턴은 8월 이후 42승 18패의 성적을 올리며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 디비전시리즈에서 애너하임 에인절스를 시리즈 전적 3-0으로 일축했고 챔피언십시리즈서 숙적 양키스를 상대로 3연패 후 4연승이라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반면 시카고로 간 가르시어파러는 43경기에서 2할9푼7리 4홈런 20타점으로 보스턴 시절(38경기 3할2푼1리 5홈런 21타점)에 못미치는 성적을 냈으며 팀은 막판 어이없는 연패를 당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에 따르면 가르시어파러는 보스턴이 양키스를 물리친 날 전 동료였던 제이슨 베리텍에게 전화를 걸어 리그 챔피언에 오른 것을 축하하고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기를 기원했다고 한다.
베리텍은 “그는 우리의 승리에 몹시 기뻐했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여기에 함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배어 있었다”며 “그는 레드삭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필요 이상의 비판을 받고 보스턴을 떠나게 되 아쉽게 생각한다.
언론들은 그가 보스턴에서 했던 몫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전 동료를 두둔했다.
베리텍은 또“가르시어파러가 있을 때도 우리는 휼륭한 성적을 냈다.
그가 떠난 후 팀이 잘 돌아간다는 말은 우연의 일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우연일지, 필연일지 모르겠지만 자신이 떠난 후에 86년 묵은 징크스를 깨뜨리고 승승장구하는 전 소속팀을 지켜봐야 하는 가르시어파러로서는 이번 가을 마음이 썩 편하지 만은 않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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