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우도 있을까.삼성의 에이스 배영수(23)가 25일 현대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서 대기록을 목전에 두고 놓쳤다.
10이닝 동안 안타와 실점 없이 삼진 11개를 잡아내며 볼넷으로만 주자를 딱 한 번 내보냈음에도 연장 11회 마운드를 권오준에게 넘겨야 했던 것. 이유는 간단했다.
삼성이 점수를 못냈기 때문이다.
배영수는 프로 데뷔 이래 최고의 호투를 했음에도 팀 타선의 지원이 없어 승리를 따내며 경기를 종료시키지 못한 탓에 노히트노런 기록 수립에 실패하고 만 것이다.
야구 규칙상 투수가 점수나 안타를 내주지 않아도 자신의 팀이 점수를 내서 이기지 못하면 노히트노런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삼성 벤치로서도 배영수가 대기록을 세워 나가고 있던 탓에 섣불리 투수 교체를 하기가 어려웠지만 10회까지 116개를 던진 선발 투수를 11회에도 다시 마운드에 올릴 수는 없었다.
더욱이 정규 시즌도 아니고 한 해의 챔피언을 가리는 한국시리즈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현재의 추세로 봐서는 배영수를 7차전에도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 더했다.
어쨌든 배영수는 그동안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12명(강우콜드게임 포함)의 투수들보다 더 오랜 이닝을 던지고도 10이닝 노히트노런이 아닌 '10이닝 무안타 무실점'의 참고 기록만을 남기게 됐다.
역대 노히트노런 경기 중 10이닝까지 간 사례는 없었고 이동석(빙그레)과 정민철(한화)이 퍼펙트게임에 가장 접근한 투구 내용을 보였다.
88년 4월 17일 해태전(광주)서 무사사구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이동석은 야수들의 실책 2개가 있었고 97년 5월 23일 OB전(대전)서 역시 무사사구 노히트노런승을 거둔 거둔 정민철(한화)은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주자를 한 명 내보내는 바람에 퍼펙트게임을 놓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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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투수(소속) 상대 장소 스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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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5.5 방수원(해태) 삼미 광주 5-0
86.6.5 김정행(롯데) 빙그레 사직 8-0
88.4.2 장호연(OB) 롯데 사직 4-0
88.4.17 이동석(빙그레) 해태 광주 1-0
89.7.6 선동렬(해태) 삼성 광주 10-0
90.8.8 이태일(삼성) 롯데 사직 8-0
93.4.30 김원형(쌍방울) O B 전주 3-0
93.5.13 *박동희(롯데) 쌍방울 사직 4-0
93.9.9 김태원(LG) 쌍방울 잠실 9-0
96.10.20 정명원(현대) 해태 인천 4-0
97.5.23 정민철(한화) O B 대전 8-0
00.5.18 송진우(한화) 해태 광주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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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6회 강우 콜드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