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시리즈는 한때 재계 양강이었던 삼성과 현대의 첫 맞대결이자 명장 김응룡 삼성 감독과 김재박 현대 감독간의 '양김열전'등 숱한 화제를 불러 일으키며 역대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하고 있다.
매 경기 승부의 방향을 예측할수 없는 접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4차전 중 2경기가 무승부로 끝나자 팬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정규시즌은 몰라도 포스트시즌에서만큼은 무승부제를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팬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은 어려워도 내년 시즌부터는 변경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견지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와는 달리 한국 프로야구는 출범 첫 해부터 무승부제를 도입했다.
프로야구가 성행하는 나라 가운데 예외적인 경우다.
일본도 퍼시픽리그는 무승부제를 두고 운영하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가 무승부제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 출범 초기 절대부족했던 선수수 때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경기를 벌여야 하는데 무승부제를 도입하지 않을 경우 정규시즌을 치르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계속 적용되고 있다.
또 현재와 같이 팀당 133경기를 벌이는 마당에 무승부제마저 없다면 경기진행에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이다.
실제 대다수 야구인들은 "정규시즌에서 무승부제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반팬들의 생각과는 확연히 다른 입장이다.
그러나 정규시즌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단기전으로 열리는 포스트시즌에서 만큼은 무승부제를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올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가을축제의 장이 승자와 패자가 없이 끝난다면 무슨 재미가 있느냐는 게 많은 팬들의 생각이다.
연장 12회를 넘길 수 없고 경기 시간이 4시간을 넘으면 9회 이후로는 새로운 이닝에 들어갈수 없다는 대회요강도 경기가 늘어지는 것을 막기위한 고육지책이었다.
하지만 새벽 1시까지 최후의 승자를 가리기 위해 경기를 진행하는 메이저리그의 예를 보듯이 국내 프로야구도 융통성을 발휘할 때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예외적인 경우이기는 하지만 올 한국시리즈처럼 4차전 중 2경기가 무승부로 끝나 야구장을 찾은 열성팬들이나 안방에서 TV로 경기를 시청한 팬들에게 더이상 아쉬움을 줘서는 안된다는 게 일반론이다.
메이저리그에 익숙해져 팬들의 눈높이는 높아져 있는데 국내 프로야구계만 아직도 구식를 고집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지금 당장이라도 내년시즌부터 무승부제도를 없애거나 포스트시즌에서만이라도 끝장을 보는 경기방식을 도입하겠다고 선언하는게 우롱당했다고 생각하는 팬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길이다.
현대와 삼성이 명승부를 펼쳐 발길을 돌렸던 팬들이 야구장을 찾아오고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면 프로야구는 계속 제자리 걸음에 머물 수밖에 없다.
하루 빨리 제도를 개선하라는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