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삼성 감독이 홈플레이트까지 나가 홈런 친 타자와 하이파이브를 나눈다?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다.
제 아무리 열성 야구팬도 김응룡 감독이 홈런을 친 타자와 손뼉을 마주치거나 완투한 승리투수와 포옹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해가 서쪽에서 뜨기를 기대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나 김응룡 감독이 파격을 선보인 적이 한번 있었다.
21년 전 일이다. 1983년 8월 21일 MBC와 잠실경기에서 송일섭이 1-1이던 9회초 투런홈런을 터뜨리자 홈플레이트까지 달려나가 송일섭과 손뼉을 마주쳤다.
이유인즉 이랬다. 일주일 전인 8월13일 전주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해태를 2-0으로 꺾은 당시 MBC김동엽 감독이 세이브를 기록한 오영일과 마운드에서 포옹을 한 다음 관중들에게 손까지 흔들었다.
이에 발끈한 김응룡 감독이 그에 대한 보복으로 송일섭과 하이파이브를 나눈 것이다.
'눈에는 눈 귀에는 귀.' 함무라비 법전에 나오는 귀절이다.
27일 잠실에서 벌어진 삼성과 현대의 한국시리즈 5차전. 현대의 전근표는 2사 1,3루에서 홈스틸을 강행했다.
1루주자 채종범이 2루로 뛰다가 중간에 멈춰서고 3루주자 전근표가 홈으로 뛰어드는 김재박 감독의 딜레이드 더블스틸작전이었다.
그러나 중간에서 볼을 잡은 삼성 2루수 김재걸이 홈으로 송구했다. 홈을 노리던 전근표를 잡기위한 것이었다.
타이밍상 늦은 전근표는 홈플레이트를 그대로 지키고 있던 삼성 포수 진갑용을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아웃될지언정 진갑용에게 진 빚을 갚기위한 것이었다.
물론 아웃됐지만 전근표가 이날 진갑용과 정면충돌한 배경은 3차전에서 비롯됐다. 2회에 1루주자로 나가있던 전근표는 김동수의 적시타 2루타 때 홈까지 파고들었다. 중계플레이된 볼을 잡은 진갑용은 홈플레이트로 뛰어드는 전근표를 발로 블로킹했다. 다행히 전근표는 홈에서 세이프됐으나 진갑용의 교묘한 수비로 다칠 뻔했다.
이를 잊지않고 있던 전근표가 이날 경기에서 진갑용을 상대로 복수혈전을 벌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