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가 지금까지 월드시리즈에 올라 성공적인 행보를 펼칠 수 있었던 원동력 중에 하나는 마무리 키스 포크의 '마당쇠' 구실이다. 커트 실링의 부상투혼, 데이비드 오르티스의 끝내기 홈런 등에 가려 포크의 활약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지 못했지만 그가 없었다면 보스턴의 현재도 힘들었을 것이다.
팀 내 '떠벌이'인 케빈 밀러로부터 '우리의 숨은 영웅'이라고 인정받고 있는 포크는 사실 보스턴과 이전에 좋지 않은 인연이 있었다. 작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몸담고 있을 때 포크는 디비전시리즈에서 보스턴 방망이에 무너진 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 4차전에서 2_0으로 앞설 때 등판했으나 보스턴 주포 데이비드 오르티스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해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보스턴이 오클랜드를 꺾고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하는 것을 쓰린 가슴으로 지켜봐야 했다.
포크는 그 때를 회상하며 '보스턴전 실패가 본보기가 됐다. 그 이후 상대팀에 대해 분석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을 한층 더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런 포크가 지난 겨울 3년에 2400만달러(약 288억원)에 보스턴 유니폼을 입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구위를 재정비해 상대를 겨냥한 그가 보스턴이 아닌 다른 팀을 향해 분풀이 해댔으니 말이다.
정규시즌선 5승 3패 32세이브, 방어율 2.17을 기록한 그는 포스트시즌 들어서 더욱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뉴욕 양키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에서 6차전 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4차전서부터 연일 등판,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포크는 직구 스피드는 90마일(145km)에 간신히 턱걸이하지만 상대 허를 찌르는 체인지업이 일품이다. 거기에 마무리 투수로서 필수조건인 강심장을 소유하고 있어 이제는 뉴욕 양키스의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와 견줄 만한 위치까지 올라가고 있다.
실패를 거울삼아 성공으로 달려가고 있는 포크가 남은 경기서도 뒷문지기 노릇을 톡톡히 해내며 보스턴의 저주를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