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한국시리즈 5차전이 끝난 후 김응룡 삼성 감독은 "임창용은 오늘 등판할 계획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 도중 임창용이 불펜에서 몸을 풀자 나돌던 구구한 억측을 일축해 버린 것이다.
김 감독은 또 "임창용 자신이 원해서 워밍업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5차전에서 등판하지도 않을 예정이었는데 몸을 풀었다?"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임창용은 올 한국시리즈에서 단 한번 등판했다. 임창용은 8-8로 무승부를 기록한 2차전에서 선발 호지스가 일찌감치 무너지는 바람에 2회 1사후 중간계투로 등판, 4이닝동안 3피안타(홈런 1개포함) 3실점했다.
3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만족할 만한 구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임창용이라는 특급투수를 마무리는 커녕 중간계투로 단 한번밖에 투입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도 궁금해 하는 대목이다.
현재로서는 김응룡 감독이 장기전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8차전까지 갈 경우 삼성의 선발 로테이션이 쉽지 않아 임창용을 아끼고 있다는 것이다. 몸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는게 삼성측의 설명이지만 7차전에 배영수가 선발로 나설 경우 8차전에는 임창용을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또 김진웅이 나서는 6차전을 잡으면 임창용을 7차전에 투입하고 25일 4차전에서 10이닝을 던져 무리한 배영수를 하루 더 쉬게 한 후 8차전에 내세울 수도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삼성이 임창용을 적극 활용하지 않는 것은 구위가 문제라기보다는 장기전에서 대비 힘을 비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창용을 이기는 경기에 중간계투로 활용하려던 복안이 잘 맞아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언제든지 출격할 준비가 되어 있는 임창용을 선발투수가 조기에 무너질 경우 바로 투입하려고 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써먹지 못했다는 것이다.
삼성 투수들 가운데 임창용만큼 큰 경기 경험이 많고 타자들과 정면대결을 피하지 않는 투수도 없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투수운용의 전권을 쥐고 있는 선동렬 수석코치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