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정상급 빅리그 선수를 함부로 타리그로 팔 수는 없는 일이다. 더욱이 프리 에이전트 자격 획득을 1년 남겨 놓고 있는 선수를 그렇게 할 수는 없다. 비록 올해는 부진했지만 내년 시즌 타리그에 가서 잘한 뒤 완전한 프리 에이전트로 복귀하게 되면 누가 손해인가. 모든 것을 차치하더라도 이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사건(?)이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25)이 일본프로야구로의 트레이드를 놓고 구단과 힘겨루기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보스턴 지역 신문인 '보스턴 헤럴드'는 28일(한국시간) 보스턴 구단의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김병현 트레이드 협상 소식을 전하면서 '이 딜은 김병현이 거절했다. 구단은 또 다른 일본팀과 협상을 계속중이지만 모든 것은 김병현이 동의를 해야만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한마디로 김병현을 일본 프로야구로 보내려면 절대적으로 김병현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사안으로 돼 있는 것이다. 계약서상에 '트레이드 거부권'이 없는 김병현으로선 빅리그내에서 구단이 트레이드할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지만 타국의 다른 리그로 보내려고할 때는 선수동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이 신문은 또 구단관계자의 말을 빌어 '구단에선 김병현이 거절할 수 없는 방안을 제시하며 일본행을 추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롯데 마린스와의 트레이드를 완고하게 거절했던 것에서 알 수 있듯 김병현으로선 일본행에 대해선 쉽게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병현의 홍보담당인 대니얼 김도 "구단 마음대로 되지는 않을 것"으로 밝혀 일본행은 불발될 가능성이 높다.
만에 하나 김병현이 동의해서 일본으로 1년 계약을 다시 맺고 갈 경우 1년 후에는 완전한 프리 에이전트 자격을 갖고 빅리그로 복귀할 수도 있다. 김병현이 내년 시즌 일본에서 펄펄 날은 뒤 시즌 종료 후 프리 에이전트로 빅리그 다른 팀과 계약을 맺으면 보스턴 구단은 어떤 기분이 될까.
또 보스턴이 굳이 일본 야구단과 김병현의 트레이드를 고집한다면 그 이면에는 김병현에 대한 두려움도 담겨져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병현을 빅리그내 다른 구단에 트레이드했을 경우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김병현이 라이벌 구단의 유니폼을 입고 보스턴 타자들을 향해 쾌투하는 무서운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젊은 나이에 이미 빅리그 정상급의 실력발휘를 했던 김병현은 부상만 없다면 언제든지 가공할만한 구위를 자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점을 보스턴 구단이 가장 경계해 일본으로 보내려고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아무튼 월드시리즈가 끝나고 나면 보스턴 구단의 구체적인 움직임과 반응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지만 김병현으로선 일본행만은 쉽게 허락하지 않을 태세이다. 김병현이 평소 '선수생활 마지막에 일본야구에서 뛰어보는 것도 괜찮다'고 말을 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그리고 이렇게 쫓겨나듯이 일본행에 몸을 실을 수는 없다. 자존심 문제다.
올 겨울 김병현의 향후 거취를 놓고 보스턴 구단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