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숭용 '꼬인다 꼬여'
OSEN 정연석 기자 < 기자
발행 2004.10.29 00: 00

“꼬인다, 꼬여.”
지난해 SK와 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 1승2패로 뒤진 현대 선수단에 비상이 걸렸다. 팀의 주장인 이숭용은 팀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은 것을 간파, 선수들을 전부 불러모았다.
이숭용은 후배 선수들을 다그치는 대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분발을 촉구했다.
"솔직히 팀이 이 지경에 몰린 것은 나 때문이다. 내가 2차전에서 실수를 했고 역전패했다. 실수를 인정한다. 앞으로는 내가 솔선수범할 테니 꼭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자."
이숭용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선수단 분위기는 금새 바뀌었다. 이후 현대는 SK를 4승3패로 따돌리고 한국시리즈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한다.
어느 팀이나 선수들의 중심이 되는 스타가 있다. 현대에서는 이숭용이 팀의 중심이다.
그러나 요즘 이숭용은 영 말이 없다. 후배들 얼굴 보기가 민망하기 때문이다. 찬스 때마다 번번이 방망이가 숨을 죽이고 있는 탓이다.
이숭용이 제일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이번 한국시리즈 2차전.4-8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8-8로 동점을 만들어 기사회생한 8회말.
현대는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삼성의 구원투수 박석진이 급작스레 컨트롤 난조를 보이며 사사구 2개를 내주고 상대2 루수의 실책으로 주자는 1사만루. 한점만 내며 2연승. 한국시리즈를 쉽게 풀어갈수 있는 찬스였다.
타석에 들어선 이숭용은 김재박 감독으로부터 외야플라이만 치라는 주문을 받았다. 볼카운트 2-3에서 때린 타구는 3루수쪽으로 높이뜨는 인필드 플라이.
외야플라이만 쳐도 결승점을 뽑을 수 있었지만 이숭용은 감독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던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이후 이숭용의 방망이가 숨을 죽이고 있다. 3차전부터 6차전까지 고작 1개의 안타밖에 때리지 못했다.
잘맞은 타구가 잇따라 야수정면으로 가면서 타격감이 더욱 꼬이고 있다.
지난 27일 5차전을 앞두고서는 4번자리도 심정수에게 내줬다.
올 한국시리즈에서 24타수 4안타로 1할6푼7리의 부진에 빠져 있는 이숭용은 올 시리즈의 최대의 승부처가 될 7,8차전에서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통산 4번이나 한국시리즈에 출전, 3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던 이숭용은 "기회는 반드시 온다. 이번에는 찬스를 절 대 놓치지 않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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