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버크너, 용서나 복권은 사양한다
OSEN 김정민 기자 < 기자
발행 2004.10.29 10: 35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말아주시오.’
보스턴 레드삭스의 86년 한풀이 우승과 관련,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름이 빌 버크너다.
보스턴 구단 역사상 가장 뼈아픈 패배였던 1986년 월드시리즈 6차전 끝내기 실책의 주인공인 그는 보스턴 팬들에게 ‘역사상 최대의 역적’으로 비난 받아왔다.
올 시즌 우승으로 그의 ‘복권’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버크너는 29일(이하 한국시간) 스포팅 뉴스 라디오의 에 출연, 18년 간의 마음 고생에 대해 이야기 하며 그를 둘러싼 ‘용서’와 ‘복권’ 따위의 말들이 오르내리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밝혔다.
버크너는 “보스턴의 우승을 누구보다 기쁘게 생각한다. 그러나 올 시즌 우승으로 내가 보스턴 팬들에게 ‘용서’ 받기를 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18년 동안이나 나와 가족들은 온갖 수모를 겪었다. 이제 와서 나를 용서하겠다는 말은 30년간이나 죄수를 감옥에 가둬 놓은 뒤 무죄를 입증하기 위한 DNA 테스트를 받으라는 것과 같은 논리”라며 “보스턴의 우승과 관련해 내 이름이 거론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용서 받을 일이 대체 뭐란 말인가. 나와 가족들은 오랫 동안 부당하게 수모를 받았고 힘든 시간을 보내왔다”며 “18년이 지난 이제 와서 누군가 나에게 ‘이봐 당신 이제 용서 받았어’라고 말하는 것은 부질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보스턴의 우승 기념 행사에 자신을 초대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버크너는 “올해 우승은 현재 보스턴 레드삭스의 선수들이 이뤄 낸 것”이라며 “축하행사에 참가할 많은 훌륭한 선수들과 팬들이 있다.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는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지만 1986년 내가 뛰던 보스턴은 우승하지 못했다”며 우승행사에 초대된다고 하더라도 불참할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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