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시리즈는 진기록시리즈라고 할 만하다. 경기마다 갖가지 진기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야구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다 나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승부가 2번 나오며 한국시리즈 최초로 8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갔고 4차전에서는 삼성 선발 배영수가 10이닝 노히트 노런의 역투를 보였으나 승부가 나지 않아 공식 기록으로 인정 받지 못했다. 6차전에서는 한국시리즈 최초의 1-0 승부가 나왔고 현대가 3개, 삼성이 1개의 안타에 그치며 역대 한국시리즈 최소 안타 기록이 나왔다. 현대 선발 김수경은 3회말 1사 후 강동우를 시작으로 5명을 내리 삼진으로 돌려세워 역시 한국시리즈 연속타자 삼진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6차전까지 양팀이 주고 받은 14개의 홈런도 역대 최다 기록이다.
29일 7차전에서도 어김 없이 한국시리즈 신기록이 2개나 나왔다. 1회 공격과 수비에서 양팀은 진기록을 주고 받았다.
1회초 삼성 공격에서는 삼중살이, 1회말 현대 공격에서는 홈스틸이라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다. 모두 한국시리즈에서는 처음 나온 기록들이다.
1회 초 삼성은 선두타자 박한이와 2번 김종훈이 현대 선발 정민태를 연속 안타로 두들겨 무사 1, 2루의 찬스를 맞았다. 다음 타자 양준혁이 정민태의 2구를 끌어 당겼으나 1루수 이숭용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이숭용은 1루를 밟은 뒤 2루로 송구, 박한이 마저 아웃시키며 초반 대량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위기를 넘긴 현대의 1회말 반격에서는 전준호의 과감한 주루 플레이로 선취점을 올렸다. 1사 후 중전 안타로 출루한 전준호는 브룸바와 심정수의 볼넷으로 3루까지 진루한 뒤 박진만 타석 때 전병호의 느린 1루 견제를 틈 타 홈까지 파고 들었다. 양준혁이 황급히 홈으로 송구했지만 전준호의 발이 조금 빨랐다.
삼중살과 홈스틸은 한국시리즈에서는 최초의 기록이지만 포스트시즌 경기에서는 각각 한 번씩 나온 적이 있다.
한국시리즈 최초로 삼중살을 당한 삼성은 지난해 10월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포스트시즌 첫 삼중살의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운 바 있다.
5-6으로 뒤지던 삼성은 7회말 무사 1, 3루의 찬스에서 김한수가 삼진을 당하는 순간 1루 주자 양준혁이 협살에 걸려 아웃됐고 이 때를 틈타 홈으로 파고 든 마해영마저 아웃되며 포스트시즌 사상 첫 삼중살을 당했다. 삼성은 삼중살의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5-6의 스코어로 경기를 마감했다.
SK 김민재는 지난해 10월 9일 광주에서 열린 기아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1회초 2사 2,3루에서 기아 선발 투수 김진우의 2루 견제를 틈 타 홈으로 대시, 포스트시즌 첫 홈스틸을 기록했다. 당시 SK는 김민재의 재치있는 주루플레이에 힘입어 기아를 4-1로 꺾고 첫 승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