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마무리 조용준(25)은 영락없이 존 스몰츠(37)와 닮았다.
조용준은 이번 한국시리즈 7경기서 5게임에 등판해 9이닝을 던지며 방어율 0으로 한 점도 주지 않는 경이적인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29일 7차전에서 그는 마지막 9회초에 삼성의 3, 4, 5번 타자인 양준혁-로페즈-김한수를 범타나 삼진으로 가볍게 처리했다.
그의 체격은 176㎝에 72㎏으로 구단 홍보 책자에는 표기돼 있지만 일반 팬들이 보기에는 훨씬 작고 마른 몸매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왜소해 보인다.
그러나 그가 경기 막판에 마운드에 오르면 웬만한 선수들이나 감독들은 커다란 바위로 여긴다. “아주 힘들겠는데~”라는 한숨이 상대 덕아웃에서 절로 흘러 나온다.
조용준은 올해 63게임에 등판해 75이닝을 던져 방어율 2.28, 10승 3패에 34세이브를 기록했다.
올해 구원투수왕을 차지한 임창용(삼성)이 그보다 2세이브를 더 기록했지만 임창용이 홈런을 4개 맞은데 비해 그는 홈런을 한 개도 허용하지 않은 게 눈에 띈다.
삼성을 상대로 해서 조용준은 올해 3구원승에 4세이브 무패를 기록했다.
전남 여수 출신인 그는 효천고-연세대를 거쳐 2년전 프로에 입단, 첫 해 9승 28세이브, 방어율 1.90로 처음부터 정상급 마무리 투수임을 공인 받았다.
조용준의 장기는 제구력을 갖춘 빠른 볼과 슬라이더다. 145㎞ 안팎의 속구를 타자 몸쪽에 찌르고 예리한 슬라이더를 던져 방망이를 헛돌게 하거나 빗맞게 만든다. 올 들어서는 타자 앞에 와서 살짝 떨어지는 서클체인지업을 상당히 익혀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한군데에서만 16년을 던진 존 스몰츠는 1999년까지 선발로 등판해 157승을 올렸으나 팔꿈치를 다치고 2000년 한해는 쉰 후 2001년부터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데 강속구와 슬라이더가 일품이다.
2002년 55세이브, 2003년 45세이브, 올해 44세이브를 기록하며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자리잡은 스몰츠는 근래 체인지업과 너클볼도 구사하고 있다. 스몰츠는 올해 디비전 플레이오프에서 팀은 휴스턴에 2승3패로 패해 탈락했으나 2게임에 등판해 5이닝을 던지며 1승 무패, 방어율 0을 기록해 제 몫을 했다.
조용준은 스몰츠보다 키는 10㎝, 몸무게는 27㎏ 작다. 그러나 같은 우완에 날카로운 인상, 콧수염이 닮았다. 둘 다 안타를 거의 내주지 않아 ‘언터처블’이란 별명이 똑같이 붙었다.
스몰츠처럼 어깨 부상으로 지난 한해 잠시 고생한 적이 있는 조용준이지만 올해는 완전히 회복됐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조용준의 절묘한 컨트롤과 칼날 같은 피칭은 팬들이 오랫동안 잊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