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갑용 '근성 약한 사자는 옛말'
OSEN 스포츠취재팀 < 기자
발행 2004.10.31 00: 00

'근성 약한 사자는 이젠 옛말.'
 프로야구 초창기부터 큰 경기에서 유독 맥을 못 춰 '근성이 약하다'는 비판을 들었던 삼성. 그러나 이제 그런 오명에서 벗어날 때가 된 것도 같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1패 뒤 3연승의 뚝심을 보여준 데 이어 현대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연일 피말리는 명승부를 펼치며 강한 승부 근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자들의 그러한 변화를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선수가 바로 포수 진갑용이다. 진갑용은 지난 30일 8차전에서 4회초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 단일 시즌 한국시리즈 최다 사구(死球) 신기록을 수립했다. 8경기에서 몸에 맞는 볼을 벌써 4개나 얻어냈다. 종전 기록은 1988년 이순철(당시 해태) 등 3명이 보유하고 있던 3개였다.
 이날 경기에서도 진갑용은 송신영의 투구가 몸쪽으로 날라오자 전혀 피하려는 기색 없이 몸을 돌려 등을 들이댔다. 8경기 내내 단 한 번도 마스크를 벗지 않고 주전 안방 마님 노릇을 하느라 만신창이가 됐음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유감 없이 보여준 셈이다.
 진갑용 뿐 아니라 삼성 선수들은 이번 한국시리즈 들어 한결 악바리 같은 플레이로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고 있다. 5차전에서 중견수 박한이가 현대 이숭용의 우중간 깊숙한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우익수 김종훈과 부딪히면서도 글러브에서 공을 놓치지 않은 것이 좋은 사례다.
 반면 0-0으로 끝난 4차전 연장 12회말 2사 만루 찬스에서 몸쪽 공이 들어오자 움찔 하고 피한 강동우는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을 정도다. 물론 동료들은 강동우가 과거 무릎 부상을 당한 경력 때문에 본능적으로 피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이해와 위로의 말을 건네주었다.
 개인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하는 이러한 분위기의 변화가 삼성이 페넌트레이스 1위 현대와 예상 밖으로 한 치 양보 없는 접전을 펼치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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