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영의 꿈은 이루어질 것인가
OSEN 정연석 기자 < 기자
발행 2004.10.31 00: 00

오재영은 이제 19살이다. 이번 한국시리즈에 출전한 선수 가운데 제일 어리다.
그런 그가 내심 가을축제의 주인공을 꿈꾸고 있다.
1993년 이종범(당시 해태) 이후 11년만에 신인으로서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는 게 그가 목표로 하고 있는 꿈이다.
6차전에서 승리를 따낸 오재영이 11월 1일 열리는 9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된다면 MVP는 그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시진 현대 투수코치는 "우리 팀 투수들 중 컨디션이 제일 뛰어난 게 오재영이다. 배짱도 두둑해 큰 경기에서도 흔들림이 없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오재영은 신인답지 않게 승부사 기질을 갖췄다는게 김시진 코치의 평가이다.
그의 승부사로서 기질을 엿볼수 있는 사례 중 하나. 지난해 현대와 입단 협상을 벌일 때의 일이다.
구단이 제시한 계약금을 좀처럼 수용하지 않던 그가 구단에게 역제의를 했다. 구단 제시액보다 100만원을 더 달라고 했던 것.
이유인즉 이랬다. 청원고 시절 라이벌이었던 장진용(배명고 졸)이 1억5,000만원에 LG와 계약을 하자 그보다 단 10원이라도 더 받고 싶다는 것이었다.
협상 테이블에서 그와 마주 앉았던 현대 전성길 운영부장은 그의 끈질긴 요구를 수용, 원래 구단이 책정했던 계약금보다 100만원이 많은 1억5,100만원에 입단 계약을 마쳤다.
투수 왕국 현대에 입단한 그에게 또 하나의 목표가 있었다. 선발투수로 정규시즌에 나서는 것이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의 판단은 달랐다. 좌완이라는 희소성은 있지만 신인이기 때문에 원포인트 릴리프가 제격이라는 게 코칭스태프의 생각이었다.
그런 그에게 인생역전의 기회가 왔다. 김용휘 현대 사장이 코칭스태프에게 "신인이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면 선발로 기용하는 것도 향후 팀 운영을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이다.
코칭스태프도 김 사장의 의견을 수용, 오재영을 파격적으로 선발로 기용한다.
시즌 초반만해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그는 고교시절부터 위력을 떨쳤던 주무기인 커브를 앞세워 단숨에 믿음직한 선발투수로 급성장했다.
시즌 10승. 기대 이상의 성적이었다.
올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김재박 현대 감독은 오재영의 활용여부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큰 경기 경험이 적어 자칫 잘못했다가는 경기를 망치고 오히려 오재영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김 감독은 그의 두둑한 배짱을 높이 사 6차전에 에이스 정민태대신 선발로 투입, 대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올 한국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수 있는 9차전에 또다시 오재영에게 선발투수라는 중책을 맡겼다.
'겁 없는 19세' 오재영이 가을축제의 최고의 스타로 탄생할지 여부는 11일 1일 가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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